[김용성의 한라시론] 미래 사회에 학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김용성의 한라시론] 미래 사회에 학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 입력 : 2021. 07.29(목) 00:00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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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심상치 않다. 폭염, 물난리 등 기후 위기도 심각하다. 메타버스, 인공지능, 4차 산업혁명 등 사회 변화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학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해야 할까?

학교가 지식과 기술을 정리해 학생들에게 전수하고 익히게 하는 방법으로는 미래 사회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어렵다. 한 번 배운 지식으로 평생직장을 다니는 그런 시대는 지났다. 미래 사회에선 직업의 변화와 흐름이 커서, 누구든 직장을 다녀도 '자기 계발'을 꾸준히 하며 변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줘야 한다. 성인이 돼도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스스로 학습하고 삶에 적용하며 주체적으로 살아가도록 학교가 지금부터 지원해야 한다. 프로젝트 학습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이 자기 특성에 맞게 '자기 주도 학습 역량'을 조금씩 키워나가도록 학교가 기회를 꾸준히 제공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수업이 이젠 낯설지 않게 됐다. 교실이라는 물리적 공간에서 벗어나, 학교는 교육 목적과 상황에 맞게 '블렌디드 러닝'을 효과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교육은 '살아' 있어야 한다. 온라인 수업 환경에서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스마트 기기 지원이나 긴급 돌봄 등을 통해 '결손 없이' 양질의 교육이 학생에게 지원될 필요가 있다.

영국의 미노체 샤피크 교수는 과거의 직업은 '근육'과, 현재의 직업은 '두뇌'와 관계가 있고, 미래의 직업은 '심장'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이는 우리 교육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AI가 주도하는 미래 사회에서 인간이 가져야 할 덕목은 '노동력'이나 '지력'보다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감성'에 있다. AI나 사물인터넷, 코딩 프로그램이 미래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나, 학생들이 다 배울 수도 없고 다 배워야 하는 건 아니다. AI가 담당하는 기술적인 부분은 'AI' 영역으로 맡기고, 이러한 진보적인 기술을 관리하고 통합적으로 운영하는 능력, 사회 구성원 간 화합과 조화, 배려 등 기술이 대신하지 못하는 '관계 형성'과 '공감' 능력을 교육을 통해 강화해 줄 필요가 있다. 아이들에게 양질의 문학 감성, 예술 감성, 창의 감성, 자연 감성 수업이 다양하게 지속적으로 제공돼야 한다.

혹자는 온라인 수업이 일상화되는 등 최근 학교 환경이 급변하면서 '학교의 종말'을 예견하기도 한다.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로 학교를 한정한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지식 전달은 온라인으로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 사회에서 학교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리라 본다. 미래 사회는 지식을 활용하는 주기가 짧아지고, 직업은 더 세분되고 다양화, 전문화되면서 사람 간 소통 문제, 상호 존중과 타협, 배려와 공감 문제가 더욱 중요해지게 된다. 이에 따라 학교의 역할과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본다.

학교는 사회 변화를 수용하며 변모해 나가야 한다. 학생들이 앞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데에, 학교가 '의미 있게'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게 궁극적으로 학교가 존재하는 이유다. <김용성 시인·번역가·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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