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의 하루를 시작하며] 지금 시대의 '연대'란

[김연의 하루를 시작하며] 지금 시대의 '연대'란
  • 입력 : 2021. 07.28(수)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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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 사전적 의미는 '여럿이 함께 무슨 일을 하거나 함께 책임을 짐'이다. 즉 공동체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고 위험과 부당함에 맞서 자발적이고 참여적인 원조를 의미한다. 그러한 의미를 아우르는 단어는 결속력, 응집력, 소속감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연대라는 개념이 공동체를 보호하고 평화 유지를 위한 내부 결속력과 이어진다면 그 개념을 대표하는 형태는 국가가 될 것이다. 애초 연대라는 개념의 등장은 전쟁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려는 생명정치에서 출발했고 그 후 등장한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는 국민연금, 의료보험, 산재보험과 같은 제도적 장치 또한 연대의 연장선일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인간은 누구나 상처 받을 수 있는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 상처는 늘 예측불가능하고 개인의 환경과 상황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인식이 연대라는 개념의 기본적 토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개념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다른 의미를 생산한다. 그렇다면 지금 이 시대의 연대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예측하지 못했던 코로나19의 습격으로 평범했던 일상이 뒤틀린 지도 벌써 일 년하고도 반이 훌쩍 지났다. '잠시 멈춤'일줄 알았던 코로나 시대는 여전히 우리 일상에 '정지'버튼을 놓지 않고 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정'을 실천하던 삶의 태도는 거리를 유지하는 미덕으로 바뀌었고 자유롭던 두 다리는 문지방을 넘는 것조차 '책임'을 동반한다. 일상의 방식이 바뀐 만큼 다양한 제도가 나타났다. 국가는 상황에 따라 거리두기 규정을 공표하고 규정을 어길 시에는 처벌을 강행하며 자발적 백신접종을 독려한다. 모두 함께 코로나 시대를 안전하게 건너려는 연대에 기반한 것이지만 혹자는 다소 억압적인 강제성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를 떠나 부디 코로나 시대가 지나가기를 바라는 마음만은 전 세계가 함께 간절히 바라는 바가 아닐까.

지금 세계는 유례없는 올림픽을 치르고 있다. 역대 올림픽은 네 번 취소되었었다. 모두 '전쟁'이 원인이었으나 '바이러스'로 인해 1년 연기된 것은 올림픽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힘겹게 열린 만큼 무관중, 다양한 방역수칙과 같은 미증유 역사를 만들고 있다. 순탄치 않았고 지금도 우려의 시선을 등에 업고 치러지는 만큼 더 간절한 선수들이 있고 잠시나마 위안을 찾으려는 세계인이 있다. 지금까지 올림픽을 둘러싼 각종 논쟁들을 떠나 스포츠 본연의 의미를 되돌아 볼 때가 아닌가 한다. 스포츠의 어원은 라틴어 '포르타레(portare)'에서 기원해 '데포르타레(deportare, 슬픈 정신 상태를 없애다)에 고대 영어 '디스포트(disport, 흥겹게 놀다)'의 두음이 생략되며 '스포츠'가 됐다. 즉, 스포츠는 전쟁이나 싸움에서 유래된 경기를 '슬픈 정신 상태를 없애고' 서로의 우의를 증진시키는 '흥겨운' 노력인 것이다.

코로나 시대, 자유롭게 오가던 국경엔 빗장이 걸렸으나 마주할 수 없는 눈빛 너머 공감의 연대는 어느 때보다 간절하리라. 위태롭게 치러지는 '인류화합의 축제'가 그 본연의 의미를 상기시키며 새로운 연대의 장이 되기를, 그리고 우리 모두의 상처와 위기를 극복할 힘의 동기를 되새겨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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