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우의 한라칼럼] 마늘값… 단군조선 이래 최고가 갱신

[김윤우의 한라칼럼] 마늘값… 단군조선 이래 최고가 갱신
  • 입력 : 2021. 06.29(화) 00:00
  • 이정오 기자 qwer6281@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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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6900원."

환웅이 곰에게 마늘과 쑥을 줘 인간이 되게 한 단군조선 이래 가장 높은 마늘가격이다.

지난 23일 경남 남해 모농협 공판장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운 피마늘 경매가격이 그것인데 ㎏당 7000원에 가깝다. 재배면적 감소와 작황부진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산 수입이 여의치 않은 이유로 국내산 마늘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도내 농협 마늘 수매가격도 ㎏당 3500원으로 2016년에 기록한 4200원 이후 가장 높았다.

지지난해까지만 해도 산지폐기니 시장 격리니 하며 우리 속을 무던히도 애태우던 마늘이 새로운 기록을 갈아 치우며 우상향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고 대견스럽기까지 하다. 마늘가격 고공행진과 그래프 우상향 현상이 마늘 생산농가 입장에선 당연히 반가운 일이기는 하나 간과해선 안될 것 들이 있다.

우선은 외국산 수입의 빌미를 줄 수가 있다. 내년도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물가당국 입장에서는 장바구니 물가에 공을 들이게 될것이고 그 타깃은 마늘이 돼 물가안정을 위해 외국산 수입량을 대폭 늘리려 할런지도 모른다.

두 번째는 마늘 재배면적이 증가할것으로 보인다. 유사이래 최고가격을 갱신하고 있는 마늘은 양배추 등 일반 작목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들에게는 분명 관심품목으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그에 따른 재배면적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하다. 여기에 쌀 생산조정제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논 타작물재배 지원사업까지 감안하게 되면 그 면적의 크기는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앞서 열거했던 산지폐기 및 시장격리 등 가슴 쓰라린 일들이 또 다시 반복되는 아픔을 겪어야 한다.

우리가 경험해왔듯이 마늘은 작황에 따라 가격 등락폭이 심하다. 산지가격이 생각 이상으로 오르는 것도 반가운 일은 아니지만 생산비에도 못미치는 가격이 형성되는 것 또한 참기 힘든 고통일 것이다. 마침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마늘·양파의무자조금 제도가 정착단계에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했다.

전국적으로 마늘·양파 의무자조금 대의원 선출이 완료됐고 이 단체에 가입을 희망한 농가들로부터 자조금을 수납하는 단계에 있다고 한다. 농가별 자조금은 마늘은 ㎡당 5원을 양파는 4원을 각각 자조금 조성기준으로 삼았다.

이 자조금은 생산농가, 농업경영체, 농협이 의무적으로 납부하는 재원으로 삼아 설치하는 제도로 정부도 농산업자들이 거출한 금액만큼 사업비를 보탠다. 이를 기반으로 자조금 단체는 마늘의 수급안정과 마늘 연구개발, 수출활성화사업 등을 추진하게 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대목이 마늘 수급안정으로 그간 정부에서 주관해오던 수입농산물관리 권한이 자조금 단체에게도 주어진다는 것이다.

마늘농사가 아무리 풍년이 들어도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마늘을 우리 국민들이 소비하기에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필요 이상으로 마늘을 수입하므로 해서 생기는 수급불균형이 마늘가격 폭락을 불러 오는 것이다. 따라서 마늘·양파 의무자조금 단체에서는 주어진 권한 범위 내에서 국내산 생산예상량을 감안하고 전체적인 마늘수요를 예측하는 한편 그에 따른 수입물량까지 관리해 갈 때 보다 안정적인 마을수급체계를 형성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디 이 자조금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통해 지속가능한 마늘재배로 마늘이 명실공히 월동채소류의 균형추로 거듭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김윤우 무릉외갓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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