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정의의 여신 ‘디케’는 왜 눈을 가리고 있을까

[책세상] 정의의 여신 ‘디케’는 왜 눈을 가리고 있을까
이지현의 '10대와 통하는 법과 재판 이야기'
  • 입력 : 2021. 06.04(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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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에 담긴 내용이다. 우리는 이 헌법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법학 박사이자 헌법학자인 이지현이 쓴 '10대와 통하는 법과 재판 이야기'는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그 궁금증을 풀어준다. 법을 잘 알고 사용하면, 더 멋진 세상을 살 수 있다는 믿음 아래 저자는 말하듯이 써 내려간 글을 통해 '진짜' 법의 정신을 나누려 했다.

법은 도덕과 어떻게 다를까. 법은 강제성이 있고, 행위의 유무를 따지고, 공권력으로 제재한다는 점이 도덕과 구분된다. 개인이 아무리 선하고 양심적이라고 해도 한 사회 공동체를 유지하려면 법이 필요하다.

그래서 법은 평화를 사랑하고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 법은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사회와 나라의 평화를 지키는 정의의 실현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법은 모두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워야 하고, 재판은 법관의 양심과 법률에 따라 독립적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법관의 개인적 성향이나 판단에 따라 공정성이 흔들릴 수 있는 만큼 국민의 감시가 요구된다고 했다.

그렇다면 법은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일까. 저자는 "아니다"라고 답한다. 정당성을 따져보고 국민을 위한 법인지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사회가 흘러온 지난 역사에서 보듯, 악법은 우리 힘으로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

법을 상징하는 정의의 여신은 왜 눈을 가리고 있을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디케'는 두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칼을, 다른 한 손에는 저울을 들고 있다. 칼은 법이라는 강제성과 정확한 판결, 저울은 형평성을 각각 의미한다. 거기다 두 눈을 가린 이유는 편견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정의로운 판단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저자는 "법이 실현하고자 하는 인간에 대한 사랑을 잊으면 안된다"며 "그래야만 법이 세상의 아픔을 따뜻하게 치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철수와영희. 1만3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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