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 제주예술단 정기회원제 유명무실

제주도립 제주예술단 정기회원제 유명무실
2006년부터 유료 공연 관객 개발 취지로 회원제 운영
2019년 18명까지 줄어… 작년엔 코로나로 가동 멈춰
  • 입력 : 2021. 02.15(월) 17:5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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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립 제주교향악단과 제주합창단이 합동 연주를 펼치고 있다.

제주도립 제주예술단(제주교향악단, 제주합창단)의 정기회원제가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회원 수가 20명에도 못 미치는 등 이름뿐인 제도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예술단이 2006년 9월부터 도입한 정기회원제는 공연 유료화에 맞춰 관객을 개발하고 예술적 책임에 맞는 수준높은 무대를 보여줄 목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현재 책정된 연회비는 제주교향악단과 제주합창단을 합쳐 일반·대학생 4만8000원, 청소년 2만8800원이다. 1년 동안 예정된 두 예술단의 정기공연 횟수에 유료 입장료를 곱해 20% 할인된 금액을 연회비로 정했다. 정기회원들에겐 제주예술단 연주회 홍보물 발송, 공연 당일 회원 전용 티켓 수령 창구 운영 등을 시행해 왔다.

제주예술단은 방문 접수나 인터넷을 이용해 연중 수시로 정기회원을 모집하고 있는데, 운영 기간은 해당 회원의 가입일 다음달부터 1년간이다. 2021년 2월에 가입하면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제주예술단 정기회원의 효력이 지속되는 방식으로 1년 단위로 신청을 받는다.

이같은 정기회원제는 운영 초반 '반짝' 관심이 높았지만 갈수록 열기가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2014년의 경우 그해 2월 기준으로 제주교향악단·합창단의 정기회원 수는 131명이었지만 몇 년 새 약 10분의 1까지 줄었다. 제주예술단에 따르면 연도별 정기회원 수는 2017년 20명, 2018년 18명, 2019년 18명으로 가동을 거의 멈춘 상태다. 정기회원 초청 음악회를 기획했다가 그 수가 너무 적어 무대를 취소했을 정도였다. 더욱이 코로나19로 현장 공연이 대부분 중단된 2020년에는 제주예술단에서 가입 신청서를 접수하지 않으면서 현재 제주예술단의 정기회원 수는 전무하다.

정기회원제로 대표되는 관객 개발에 손을 놓고 있는 사이 객석 점유율은 5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가 2019년 2월 발표한 '제주도립예술단 활성화와 중장기 발전방안 연구 용역' 최종 보고서를 보면, 2018년 정기공연에 한해 객석 점유율을 조사했더니 제주교향악단 32.7%(평균 387명), 제주합창단 28.3%(평균 335명)였다. 특히 제주교향악단은 서울 교향악축제 등에 출연하며 역량을 드러내온 것에 비해 관객 비율이 미미했다. 당시 제주도립무용단을 제외한 음악 분야 4개 공립예술단 객석 점유율이 대동소이했는데 이후에도 수치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제주예술단 정기회원제는 도내 공공 공연장을 중심으로 운영 중인 제주도 문화사랑회원제에 비해 장점이 떨어지는 점도 문제다. 가입비가 무료인 문화사랑회원제는 공연장 기획 프로그램의 관람료 30%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15일 현재 3개 공연장 문화사랑회원은 7만42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제주예술단 사무국 측은 "정기회원 혜택이 예술단 정기공연 할인 밖에 없어서 도민들이 큰 매력을 못 느끼는 것 같다"며 "예술단만의 이점을 살리면서 가입률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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