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품종 '탐나'감자 중앙아시아 진출 실패

제주품종 '탐나'감자 중앙아시아 진출 실패
코로나19로 공급 '차질'에 높은 전분 함유량 인기 시들
일본 품종 대세 도내에선 '강세'..공급량의 80% 차지
  • 입력 : 2021. 02.02(화) 16:10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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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 감자를 든 카자흐스탄 꼬마. 사진=제주도 제공

해외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던 제주품종 '탐나' 감자가 해외 시장에서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2일 제주도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지난 2018년 A업체와 맺은 탐나 감자에 대한 '통상실시 계약'이 오는 4월 26일 해지된다. 통상실시 계약이란 탐나 감자 품종의 소유권을 갖고 있는 농업기술원이 특정 업체에 판매권을 주면 해당 업체가 판매 수익의 일부를 농업기술원에 다시 돌려주는 것이다.

 당초 통상실시 계약은 오는 2023년까지였으며, 이 기간 동안 탐나 감자 총 2200t이 키르기즈공화국,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 수출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지에서는 겉이 황금빛에 전분이 적은 감자를 선호하는 반면 탐나 감자는 색깔이 희고 전분 함유가 많아 큰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중앙아시아의 감자 파종 시기인 지난해 4월에는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버리면서, 제 때 물량을 공급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 됐다.

 반대로 일본 품종이 장악하던 도내 농가에서는 탐나 감자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7년 공급이 시작된 이후 2019년 전체 공급량의 80% 가량을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도내 전체 재배면적 2000㏊ 중 약 1000㏊가 탐나 감자를 재배했기 때문이다.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탐나 감자는 교배, 적응시험, 신품종 선정 등 10여년의 절차를 거쳐 탄생한 신품종"이라며 "색깔과 상관 없이 전분이 많은 감자를 좋아하는 국내 시장에서는 호응이 있지만, 감자를 주로 끓여먹는 중앙아시아에서는 오히려 독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지난 2019년 12월 '제주품종 탐나 감자, 제주를 넘어 세계로'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중앙아시아 시장 다변화로 탐나 감자 수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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