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에 균열을… 달리 보면 또 다른 현실

당연한 것들에 균열을… 달리 보면 또 다른 현실
갤러리2 중선농원 기획전 8인 참여 '리모트(콘트롤)'
코로나로 인한 제약 넘어 출구 찾는 즐거운 상상력
  • 입력 : 2021. 01.31(일) 17:3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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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일의 'X26'(2020).

코로나19는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여겨온 것들에 균열을 냈다. 국내 시각예술가들이 감염병으로 더 깊어진 질문을 여러 빛깔로 풀어낸 작품으로 갤러리2 중선농원(제주시 영평길 269)에서 전시를 열고 있다. 예술가의 창작이 당연한 것들에 의문을 품는 일인지라 종전 작업과 잇닿지만 막힌 출구를 뚫기 위해 또다시 익숙함을 회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1월 29일부터 시작된 이 전시에 붙여진 이름은 '리모트(콘트롤)'다. 리모콘은 멀리 떨어져 있는 기기나 기계류를 제어하는 장치를 말한다. 이동에 제약을 받는 이즈음을 빗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통제 불능과 오류 등 예측불가능성의 의미를 담은 제목이다.

 참여 작가는 강석호, 김세일, 박광수, 잭슨홍, 한경우, 한계륜, 홍승혜, 황용진 등 8명으로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1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이들은 세상을 달리 보기 위해 때때로 이탈과 경로 변경을 시도한다. 궤도를 벗어난 그곳에 우리가 잊고 싶거나 왜곡한 현실이 얼굴을 내민다.

 강석호는 배꼽을 클로즈업한 회화 '무제'(2021) 등으로 20세기 벌어진 태평양전쟁의 역사와 지금 여기 개인의 삶을 연결한다. 박광수는 시공간에서 분열하고 변이되는 인간의 정체성에 관한 색채 드로잉 '무제'(2020)를 출품했다. 마음의 풍경을 탐구해 온 황용진은 '나의 랜스케이프' 시리즈 중 'ML17213'(2017)을 처음 공개했다.

한계륜의 '노랑의 착륙'(2021).

한경우는 인공암벽장이 떠오르는 '리버스드 릴레이션즈(Reversed relations)'(2019)에서 원본과 사본, 독창성과 모방에 대한 고정관념을 흔든다. 김세일은 기존 조각의 작업 방식을 뒤집은 자그만 인체 석고상 'X26'(2020)을 내놓았다.

 이와함께 왜행성인 에리스를 소재로 작업하는 한계륜은 '노랑의 착륙'(2021)에서 관람객을 푸른 별로 이끈다. 잭슨홍은 '플런저(Plunger)'(2010)로 순백 플라스틱 막대 피스톤이 벽면에 날아가 꽂힌 장면을 연출했다. 홍승혜는 포토샵 프로그램을 활용한 '픽셀 추상' 작품 '박스(Box)'(2020)를 준비했다.

 전시는 3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문을 닫는다. 전시장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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