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천연 눈썰매장 인파 북적 거리두기 '느슨'

제주 천연 눈썰매장 인파 북적 거리두기 '느슨'
어승생 수원지·열안지 오름 인근 도로 등 주차행렬 빼곡
산간도로 통제 풀리자 설경 찾아 나들이객 한꺼번에 몰려
천연 눈썰매장 출입 제한조치 강제성 없는 권고 수준 그쳐
  • 입력 : 2021. 01.03(일) 12:30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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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1100도로 주변. 편도 1차선 도로 양 옆으로 눈썰매와 설경을 즐기려는 나들이객 차량들이 빼곡히 정차돼 있다. 이상민 기자

제주도의 특별방역대책에도 새해 첫 주말 한라산 산간도로 주변 천연 눈썰매장이 나들이객 인파로 북적이면서 느슨해진 사회적 거리두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제주시 1100도로와 5·16도로를 잇는 제1산록도로 어승생 수원지 인근 천연 눈썰매장 주변 도로는 빼곡히 정차된 차량 수십대로 몸살을 앓았다.

차량이 편도 1차선 도로를 올라타고 양 방향으로 길게 세워져 있던 탓에 이 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불법 주정차를 차량을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나드는 아찔한 곡예 운전을 해야했다. 이런 이유로 극심한 교통 정체까지 빚어져 제주도자치경찰단 순찰차가 긴급히 교통 정리에 나섰지만 워낙 불법 주차된 차량이 많아 역부족이었다.

 도로 맞은편 야산은 아이들과 함께 눈썰매를 즐기려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한울누리공원 입구 주변, 전남대학교 제주학술림, 열안지 오름 목장 주변 등 눈이 쌓이고 경사진 곳이라면 어김 없이 차량과 함께 인파가 몰렸다.

 제주도는 지난해 연말 내린 폭설의 영향으로 주요 산간도로에서 시행됐던 교통통제가 올해 1월 1일을 기해 모두 해제되면서 1100도로와 제1산록도로 주변 설경을 즐기려는 인파가 한꺼번에 몰린 것으로 추정했다. 추위에 지친 나들이객들을 노린 불법 노점상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눈쌓인 1100도로 인근 야산에서 나들이객들이 눈썰매를 즐기고 있다. 이상민 기자

나들이객 대부분은 도민들로 추정됐다. 도로 양 옆에 세워진 수십대의 차량 중 '허' 번호판을 단 렌터카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 자녀와 함께 눈썰매를 즐기러 온 A씨는 "집에만 있기가 너무 답답해 아이들과 함께 운동이라도 할 생각에 왔다"고 말했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달 23일 연말연시 특별방역 대책을 발표하며 오는 3일끼지 도내 '천연 눈썰매장'에 대한 출입 제한을 권고했다. 제주지역에는 스케이트장, 썰매장 등 겨울 스포츠 시설이 없지만 눈이 오면 목장, 오름 등 산간을 중심으로 비탈진 곳 대부분이 천연 눈썰매장으로 변하다보니 연말·연시 이 곳에 많은 인파가 몰릴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천연 눈썰매장에 대한 출입 제한 조치는 권고 수준일뿐, 강제성이 없다보니 큰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모습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출입 제한 현수막을 내걸고 현장에 나가 계도활동도 벌였지만, 제주에는 워낙 비탈진 곳이 많다보니 역부족이었다"며 "특히 지난 2일 정부가 연말·연시 운영을 금지했던 눈썰매장과 스키장에 대해 영업을 허용하기로 발표해, 더 이상 도내 천연 눈썰매장에 대한 출입 금지 권고를 연장하기에도 명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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