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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문창우 교구장 "약하고 가난한 이웃을 향해"
제주 출신 첫 제주교구장 22일 삼위일체 대성당서 착좌식
"오늘날 겪는 십자가의 길… 아파하는 제주를 위로해야"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11.22. 16: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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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신으로 첫 천주교 제주교구장에 착좌한 문창우 주교가 22일 착좌식에서 신자들 속으로 걸어가며 성수예식을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그분은 오늘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약하고, 짓밟히고, 억울하게 고통당한 가난한 이웃에게 무엇을 해주었느냐고 말입니다." 22일 천주교 제주교구 5대 교구장으로 착좌한 문창우 주교는 첫 강론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이시돌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열린 신임 교구장 착좌식은 코로나19로 참석 인원이 제한됐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이용훈 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 김희중 대주교, 3대 제주교구장을 지낸 김창렬 주교를 비롯 전국 교구의 사제, 신자 등이 참석해 제주 출신 첫 교구장의 탄생을 축하했다.

 착좌 예식 전 주한 교황 대사인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우리말로 이·취임 교구장에게 바람을 전했다. 이임하는 강우일 주교에게는 "사랑하는 베드로 주교님, 당신은 여전히 강한 분입니다. 평화를 위해 계속 일해주세요"라고 했고, 취임하는 문창우 교구장에겐 "사랑하는 비오 주교님, 당신은 젊습니다. 계속해서 당신의 양떼를 돌보아 주세요"라고 말했다.

 문창우 교구장은 강우일 주교의 안내를 받으며 주교좌에 앉았다. 문 주교는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란 사목 표어가 적힌 주교 문장을 설명한 뒤 교구장으로서 처음 강론을 펼쳤다.

문창우 제주교구장이 22일 교구장으로 착좌해 첫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문 교구장은 "오늘은 교회의 전례력으로 한 해를 마감하는 그리스도왕 대축일을 맞고 있다. 그분은 가장 가난하고 소외되고 버림받은 가장 작은 이들을 당신 자신과 동일시했다"면서 신축교안, 제주4·3, 강정해군기지, 제주2공항 등 제주도민들이 겪어온 '십자가의 길'을 언급했다. 문 주교는 "오늘날 제주는 전국 최고의 관광객 숫자를 돌파하면서도 어느 누구 아파하는 제주를 책임지지 않고 있다"면서 "제주인의 상처를 위로하고 공감하려는 것이 신앙인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착좌식은 다음 세대를 향한 제주교구의 의지를 보여주듯 청소년들이 말씀전례 독서자로 참여했고 청년밴드가 축가를 불렀다. 4·3 동백꽃, 해녀 테왁, 돌고래상, 조랑말상, 제주등대상 등 제주문화와 자연을 담은 상징물을 봉헌하는 순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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