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 난항 예고… '해넘기나'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 난항 예고… '해넘기나'
제주자치도의회 2차 정례회 도정질문 첫날
원희룡 제주지사 "현공항 확충 선택지 아니"
  • 입력 : 2020. 11.17(화) 15:29
  • 이태윤기자 lty9456@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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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제주자치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답변하는 원희룡 제주지사.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도의회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 의견 수렴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여론조사의 방식과 관련해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의견수렴 문항에서 '현 공항 확충'은 배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향후 실무협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17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389회 제2차 정례회 본희의 도정질문에서 박원철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한림읍)은 "도의회가 제2공항 갈등해소특위를 구성하고 9차례에 걸쳐 심층적으로 토론을 벌였지만, 환경·토목 관련해 전문가는 없었다"면서 "공개적으로는 국토교통부 패널이었던 관제사와 도민행동측의 소음 전문가뿐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 의원은 "토론회에 참가한 국토부의 정책관도 '도민의견이 중요하다'며 충분하게 정보 제공하겠다고 했다"면서 "그러나 어제(16일 2021년도 예산안 제출에 따른 시정연설에서) 지사님의 '제주 제2공항은 흔들림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는 발언은 도민의견 수렴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결과를) 예단하는 뉘앙스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2015년 당시)현 공항이 여러 문제가 있어서 제2공항으로 결정됐지만, 도민들은 여전히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제 도민들은 (현공항 확충 가능성에 대해)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답변에 나선 원지사는 '흔들리지 않고 추진하겠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생각은 없고, (제2공항 관련)전문가들이 결정하라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원 지사는 "예를 들어 집 하나 고치는 것도 건축 전문가에 맡겨야 한다. 공항은 전문적인 사안으로 전문가 검토를 통해 A안과 B안이 가능하다면 그 이후에는 도민들이 선택해야 한다"며 "다만 전문가들이 검토한 결과 A안은 가능하고 B안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라면 도민들은 A안을 수용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의 말을 종합하면 현 제주국제공항과 관련해 '향후 항공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기 때문에,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에서 '현 공항 확충'에 대해 의견을 묻는 것은 맞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좌남수 의장(더불어민주당, 제주시 한경면·추자면)은 박 의원의 도정질문이 끝난 직후 "제2공항을 추진 여부를 떠나 우선 갈등이 심하니 해결하고 가자는 취지로 갈등해소특위를 구성했다"며 "그런데 운영과정에서 실무협의 사항들이 안지켜지는 것 같다. 지사께서는 합의된 사항들을 이행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냐. 실무협의의 합의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예단하지 말고 합의사항을 존중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제주자치도와 제주도의회는 지난 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과 관련 여론조사의 방식에 대해 협의했지만 합의에 실패했다.

 제주자치도는 제2공항의 여론조사이기 때문에 설문 문항을 단순히해 제2공항 찬성·반대를 묻는 '1개' 문항만 갖고 여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갈등특위는 현 제주국제공항 확충 반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문항과 공항 인프라 확충 필요 여부 등의 문항을 추가해야 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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