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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정면으로 응시한 현실… 우리 안의 오웰
아드리앙 졸므의 ‘조지 오웰의 길’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11.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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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봄, 소설 '동물농장'(1945)은 사담 후세인 치하에 살던 바그다드 사람들에게 지난 현실을 담아낸 우화로 읽혔다. 2007년 미얀마에서 불교 승려들이 군부정권에 대항해 들고 일어났을 땐 체제의 폭력성을 소설로 적나라하게 묘사한 70여 년 전 '버마 시절'(1934)이 소환됐다. 2017년 가을, 독립에 대한 찬반 투표로 촉발된 정치 위기를 겪은 카탈루냐는 끔찍한 내전의 상처를 그린 에세이 '카탈루냐 찬가'(1938)를 다시금 불러냈다.

'1984년' 집필에 마지막 힘을 쏟았던 스코틀랜드 주라 섬 등 생애의 대부분을 영국에서 보냈고 결핵으로 때이른 죽음을 맞이한 조지 오웰(1903~1950). 그는 먼 나라들을 돌아다닌 여행작가가 아니었다. 버마에서 식민지 경찰로 몇 년을 살았던 그는 프랑스에선 궁핍한 상태로 단기간 체류했고 이후 스페인내전에 참전했을 뿐이다. 1930년대와 40년대 저널리스트로 일했으나 히틀러의 독일, 무솔리니의 이탈리아, 스탈린의 소련을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그는 놀랍게도 그 체제의 은밀한 원동력을 날카롭게 서술해냈다.

'르 피가로'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아드리앙 졸므의 '조지 오웰의 길'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웰적' 상황을 바라보면서 작가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여정을 담고 있다. 그가 살았던 장소를 방문하고, 흔적을 더듬고 기리는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그 시대의 맥락을 재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그의 작품이 책상머리에서 나온 예언이 아니라 작가의 삶과 경험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했다. 짧다면 짧은 기간이지만 조지 오웰은 그곳이 어디든 현실을 정면으로, 정직하게 응시했다. 차갑고 무심한 눈이 아니라 현실에 최대한 열중하면서 바라봤다. 저자는 "선입견이나 이데올로기, 특히 자신이 속한 진영의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는 능력은 그를 예외적인 개인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병욱 옮김. 뮤진트리.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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