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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마을 가치 찾기] (3)섬의 매력을 갖춘 하추자도
마을 곳곳 발길 닿는 곳마다 색다른 매력 한가득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입력 : 2020. 1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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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리 고갯길은 한라산까지 보여 ‘풍경길’
신양리 교통·교육 명실상부 하추자 중심
신양상회·몽돌해변·황경한 묘 등 볼거리

추자도에는 마을버스가 한 대 있다. 오전 7시 20분 첫차를 시작으로 저녁 8시 30분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마을을 순회한다. 여객터미널을 시작으로 면사무소, 보건소, 영흥리, 추자교를 지나 하추도의 묵리, 신양리, 모진이 해수욕장과 돈대산, 예초리까지 구석구석 방문한다. 만약 버스를 놓쳤다면 택시를 탈 수 있다. 전화를 하면 순식간에 달려와 친절하게 목적지까지 데려다 준다. 추자도 어디든 맘 놓고 다닐 수 있어 좋다.

예초리 항구에 저녁 어스름이 깔리고 있다

하추자도를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상추자와 하추자를 이어주는 연도교를 지나 묵리 고갯길로 접어드니 바닷가 비경이 펼쳐진다. 날씨가 좋으면 멀리 한라산까지 보이는 멋진 풍경길이라고 한다. 추자 올레길을 걷는 올레꾼들은 이 곳에서 쉬어가며 실컷 바다를 음미하기 좋은 곳이다.

하추자도에 들어서 처음 접하는 마을은 묵리이다. 옛 사람들은 묵이 혹은 무리라 불렀다고도 한다. 백여 년 전 정씨와 조씨가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됐다. 산으로 둘러싸여져 마을 전경이 소담하니 정겨운 곳이다. 전형적인 어촌마을로 조기, 삼치, 방어 등이 주요 소득원이다. 추자도의 물 문제를 해결해 주는 담수화시설사업장과 제3수원지가 이 곳에 위치한다.

멀리 돈대산을 뒤로 하고 추자중학교와 추자초등학교 신양분교가 앞뒤로 위치해 있다

묵리를 지나면 신양리이다. 명실상부 하추자도의 중심지이다. 신양항으로 제주와 완도를 오가는 여객선이 들고난다. 차량과 화물을 선적할 수 있는 규모가 큰 선박이지만 상추자항을 오가는 쾌속선에 비해 시간이 더 소요된다. 신양항은 10t급 어선 330척을 수용할 수 있는 국가어항이기도 하다. 어업을 주로 하는 추자도의 중요한 항구인 셈이다.

신양리는 교육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1941년 신양공립국민학교로 개교한 신양초등학교가 있다. 그러나 점차 학생 수가 줄어들어 1999년부터 신양분교장으로 축소됐다. 초등학교 뒤로 추자중학교가 위치한다. 1955년 설립돼 지금에 이른다. 학교울타리를 따라 걸으면 마을이 내다보인다. 골목길이 말을 걸어오는 듯 빠져들게 한다. 담장하나마다 지붕 마디마디 저마다의 사연이 있을 법하다. 노란 외벽의 신양상회에 이르니 절로 카메라를 들게 된다. 범상치 않은 외형에서 꽤 오래된 시간의 흔적이 묻어났다. 역시나 백여 년 가까운 세월을 간직한 곳이다. 편의점이 아닌 옛 상점의 정취를 느끼고자 한다면 이 곳에서 컵라면을 사들고 그 앞의 정자에 앉아 바닷바람과 함께 먹는 맛 또한 추억이 될 것이다.

모진이 몽돌해변의 풍경

서남단 끝자락 황새바위 위에 세워진 눈물의 십자가

신양1리의 모진이 몽돌해변은 모래 대신 둥글둥글한 바다 돌들이 깔린 해수욕장이다. 억겁의 시간동안 파도에 휩쓸려 매끄럽게 다듬어진 작은 돌들을 몽돌이라 하는데 100여m의 해안에 이런 몽돌들이 깔려있어 몽돌해변이라 한다. 파도가 들고 날 때마다 몽돌들이 서로 부딪치며 내는 하모니는 여느 바닷가와 다른 매력이 있다.

몽돌해변을 지나 언덕을 오르면 애달픈 사연과 만난다. 천주교 111개의 성지 가운데 한 곳인 황경한의 묘이다. 황경한은 신유박해 때 백서 사건으로 순교한 황사영의 아들이다. 어머니 정난주는 정약현의 딸로 정약용의 조카이기도 하다. 정난주 마리아가 제주도로 유배오던 중 그녀의 고민은 젖먹이 아들이 자라 평생 죄인의 아들로 멸시받으며 살아야 하는 것이었다. 이에 그녀는 추자 섬에 잠시 들러 아들을 몰래 이 곳에 두고 떠난다. 누군가 대신 키워준다면 적어도 죄인의 아들이 아닌 평범한 범인으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황경한은 오씨 성을 가진 한 어부에 의해 거두어지고 훗날 자신의 저고리 동정에 적힌 이름과 생년월일로 자신의 처지를 알게 돼 평생 어머니를 그리며 살았다고 한다.

백년의 역사를 간직한 신양상회

추자도의 가을에 만난 보랏빛 해국.

황경한의 묘를 지나 바닷가로 향하면 예초리 서남단의 황새바위가 있다. 어머니 정난주가 아들을 두고 떠났던 곳이다. 지금은 이 곳에 '눈물의 십자가'가 세워져 있다. 벼랑 끝 바위에 넘실대는 바다를 배경삼아 세워진 십자가에는 그녀의 눈물 맺힌 이야기가 담겨있다. 가슴 먹먹해지는 사연을 뒤로 하고 예초리 기정길로 들어섰다. 바다를 끼고 걷고 있는데 마치 숲속을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나무 그늘에 의지해 바닷바람을 맞으니 상쾌하다. 발아래 살포시 고개를 내민 하얀 남구절초와 보랏빛 해국이 마음을 위로해주듯 웃고 있다. 고즈넉한 평화가 밀려온다. 해가 저물어 가는 예초리 마을 풍경이 나지막이 깔린다. 빛바랜 가게와 낡은 어선마저 풍경화처럼 다가온다. 돈대산에서의 일출은 어떤 그림으로 다가올까 자못 궁금하게 한다. 화려하지 않은 무엇가가 내 마음을 잡아두는 곳 바로 하추자만의 매력이다.

<글·사진=조미영(여행작가)>

[인터뷰] 좌남수(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굴비특구 복원해 활력 되찾아야"

추자도는 한때 7000~8000명의 인구가 밀집할 정도로 성행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2000년대로 접어들며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했다. 이에 지난 15년의 의정활동 기간 중 지역구인 추자도에 각종 사업과 시설 보강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기 위해 노력중이다.

추자도의 주요 생산품은 굴비이다. 이에 국비를 유치해 굴비 가공공장을 만들고 추자 굴비를 알리고자 언론매체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를 계기로 추자 굴비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상승했다. 또한 2012년도에는 굴비 특구를 지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인구 감소와 노동력 부족으로 가공공장이 휴업상태다. 이를 다시 복원해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추자도는 낚시꾼들의 천국이다. 낚시를 위해 섬을 찾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풍경도 남다르다. 이런 특성을 살려 관광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나바론 절벽길을 조성해 추자도만의 특색을 살린 산책길을 만들고 최근에는 정난주 마리아의 이야기를 담은 천주교 순례길을 조성했다. '눈물의 십자가'는 자식을 두고 온 어머니의 심정을 생각해 제가 붙인 이름이다.

추자도를 오고가는 배편의 운임이 비교적 싸다. 이는 2008년부터 제주도에서 50%의 운임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추자도민들의 편의를 위해 복지회관과 체육관 등의 시설들을 건립했다. 추자도의 인구 유출을 막고 관광의 섬으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시설 보강들의 사업과 함께 주민들이 협력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

[인터뷰]유경택(추자면 부면장) "2022년 대형선박 취항 변화 모색"

추자면은 2020년 7월 기준 인구가 1682명이다. 관광객이 한때 증가추세를 보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이 줄었다. 제주도의 다른 섬에 비해 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관계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추자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또한 바람이 많이 불면 배의 이동이 제한돼 많은 제약이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보다 규모가 큰 여객선이 요망된다. 약 3700t급 대형 선박이 2022년 취항할 예정으로 돼 있다. 이를 계기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불어 최근 지역예술가들과 함께하는 예술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갤러리와 마을마다의 특색을 살린 조형물들을 설치해 추자도를 예술의 섬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한다. 이런 다각적인 노력의 결과로 추자도가 다시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적극적인 행정지원에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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