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학교 산업재해, 모두 '급식 노동자'가 당한다

제주 학교 산업재해, 모두 '급식 노동자'가 당한다
최근 3년간 32건… 모두 급식 노동자가 당해
손가락 절단 사고는 소송에서 수 천만원 지급
재해 집중되지만 노동부 지침 위반 '수두룩'
  • 입력 : 2020. 10.27(화) 13:19
  • 송은범기자 seb1119@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제주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감량기 사고와 비슷한 상황에서 사고를 당한 타 지역 급식 노동자의 손 사진. 사진=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제공.

제주 학교에서 산업 재해를 당한 당사자가 모두 '급식 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학년도~2020학년도) 제주 학교 내 산업 재해 발생 건수는 총 32건이며, 모두 급식 노동자가 당한 것이다. 재해 유형별로 보면 넘어짐이 18건으로 가장 많았고, 절단·베임·찔림 7건, 이상온도 접촉 2건, 물체에 맞음 2건 등이었다.

 이 가운데 4건은 2018년 10월(오른쪽 중지 절단), 2019년 5월(오른쪽 검지 절단·봉합 실패), 12월(오른쪽 중지와 약지 골절·손가락 펴지지 않는 장애 발생), 올해 5월 22일(손가락 4개 절단) 등 학교 급식소 '음식물쓰레기 감량기'에 의한 산업 재해다.

 이 밖에도 2018년 6월 26일에는 급식소에서 조리 도중 오징어 분쇄기에 손이 들어가 손가락이 잘리는 재해를 입은 A씨가 이석문 교육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 2500만원을 지급 받기도 했다.

 하지만 산업 재해를 막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수립한 '사업장 휴게시설 설치·운영 지침'을 지키지 않은 학교는 허다했다. 도내 190개 학교 가운데 휴게시설 설치하지 않은 학교는 9개교, 휴게시설을 지하에 둔 학교는 15개교, 냉난방기를 설치하지 않은 학교가 13개교에 달한 것이다.

 또한 사고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사용자인 교육감이 포함되지 않아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강민정 의원은 "급식 노동자 휴게시설의 경우 제주도교육청이 실태를 조속히 파악·개선해 최소한의 휴식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산업안전보건위원회도 내실화를 통해 현장과 행정이 긴밀히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7월 1일 이석문 교육감은 "아이들을 위해 일하다 신체 일부가 훼손되고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 노동자들에게 말할 수 없는 미안함과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425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