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 벌초 대행렬 “올해는 자제하자”

[사설] 제주 벌초 대행렬 “올해는 자제하자”
  • 입력 : 2020. 09.07(월)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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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벌초 행렬은 음력 8월 초하루를 전후해 전국 각지와 해외 후손들까지 모여 조상 묘소를 단장하는 오랜 전통입니다. 추석엔 못 오더라도 벌초에는 반드시 참여하는 게 불문율처럼 여겨지고, 10여년까지만 해도 벌초방학을 할 정도로 제주만의 독특한 벌초문화를 지닙니다.

유별난 제주 벌초문화도 올해만은 '예외'로 해야 할 특별한 상황입니다. 코로나19 지역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대규모 인원 이동 자제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등의 필요성이 절실한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제주도지사가 나서 대도민 벌초 메시지를 발표할 정도입니다. 원희룡 도지사는 지난주 메시지를 통해 "최근 벌초 등의 목적으로 대규모 입도가 예상된다"며 "청정·안전제주를 지켜내기 위해 벌초·추석기간 제주 왕래를 최대한 자제해 달라"고 했습니다. 도는 또 '이번 벌초 우리끼리·안전하게·마음으로'란 표어를 담은 '벌초 방역 3대수칙'을 통해 타 지역 친척의 왕래를 최대한 자제해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을 막고, 벌초후 뒤풀이 자제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도 호소했습니다.

오랜 문화인 벌초 대행렬이 행정의 '메시지' 발표만으로 얼마나 효과를 낼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확산세가 광화문 대집회나 다중밀집장소를 통한 집단감염 위력을 충분히 보여줘 모든 후손들을 모으는 벌초행렬의 지양 필요성은 매우 큽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극복은 도민 각자 방역의 주체로서, 마스크 쓰기 생활화와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에 있다는 게 방역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입니다.

올 한해만은 도내 친족끼리 하거나, 벌초 대행업체를 통해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지역 감염확산 차단에 동참합시다. 도민 모두가 대승적 차원에서 '벌초 방역'에 함께 할 때 지역사회 위기도 조기 해소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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