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미현의 편집국 25시] 코로나19가 바꾼 풍경

[부미현의 편집국 25시] 코로나19가 바꾼 풍경
  • 입력 : 2020. 09.03(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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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오후 10시. 서울에 주재하는 기자의 거주지 인근 골목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평소 밤길을 환히 밝히던 네온싸인 불빛은 온데 간데 없었다.

이 지역은 회사가 많아 평소엔 저녁 늦게까지 불을 밝힌 업소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곤 한다. 그러나 서울시가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6일까지 '1000만 시민 멈춤 시간'으로 명명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하면서 동네 풍경이 완전히 바뀌었다.

서울 등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음식점·제과점은 오후 9시부터는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프랜차이즈형 커피숍은 시간대와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또 학원과 실내체육시설은 집합금지가 내려졌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인구가 줄기는 했어도 동네가 '블랙아웃'된 듯 불빛이 사라지고 인적이 뚝 끊긴 모습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볼 수 없던 생경한 풍경은 수도권 지역 코로나19의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불 꺼진 가게가 시사하는 것은 코로나19의 심각성 뿐만은 아니다. 자영업자들에게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영업마저 포기해야 하는 시련이 현실화했음을 보여준다.

그간 코로나19에서 비교적 청정 지역으로 분류되던 제주는 최근 확산 추세가 심상찮다. 제주도 방역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격상의 충격파는 제주 경제에 적잖은 생채기를 남길 것이다. 이미 관광 수요도 줄고 있는 상황에서 동네 상권마저 휘청일 수 있다. 불꺼진 수도권의 밤거리를 반면교사 삼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이 이뤄지지 않도록 개인의 철저한 방역과 제주도의 빈틈없는 대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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