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김순관 작가 '화양연화' 13년 만에 개인전

제주 김순관 작가 '화양연화' 13년 만에 개인전
예술공간 이아 초청전시 선정 9월 10~11월 6일
애환 교차하는 지난날… 고해성사 같은 화폭들
  • 입력 : 2020. 09.02(수) 19:03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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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순관의 '화양연화-염원'.

정년이 되어 교직에서 물러난 작가가 꺼낸 화두는 '인연'이다. 이웃과 가족, 살아오면서 관계를 맺어온 숱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슬픔, 갈등, 좌절도 있었지만 영화 제목으로 친숙한 '화양연화(和樣年華)'처럼 아름다운 날들이 더 많았다.

제주 김순관 작가가 추억 속 장면처럼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을 담아낸 작품들로 개인전을 연다. 김 작가는 교직에 있는 동안 6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1996년엔 대구에서 열린 대한민국 청년비엔날레 청년작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이번 개인전은 2007년 이후 13년 만에 마련됐다.

유화 물감을 이용해 작가 특유의 선묘 방식으로 그려낸 '화양연화' 연작은 어느 시절을 기록한 사진처럼 다가온다. '망중한', '만찬', '기쁜 날', '가족' 등 작가의 하루를 들여다보는 듯 하다. 지금, 여기의 삶은 평온해보이지만 먼저 가신 이들의 희생이 있었다. 작가는 '동백꽃이 떨어지던 날'을 통해 제주섬의 비극을 잊지 말자고 한다. 지치고 힘든 '퇴근길의 일상' 속 꽃을 배경으로 엎드려 기도하는 '염원'을 통해 작가는 이 땅의 평화를 빈다.

'화양연화-동백꽃이 떨어지던 날'.

'화양연화-퇴근길의 일상'.

이경모 평론가는 이들 작품에 대해 "현실적 삶과 이성적 반성의 충돌과 조화를 통해, 욕망적 삶으로 점철된 과거에 대한 일종의 고해성사, 혹은 여러 가지 개별적 스토리들로 응축된 관찰 일기와도 같은 뉘앙스를 짙게 풍긴다"고 했다.

옛 제주대병원에 자리한 예술공간 이아 초청전 공모에 선정된 전시로 9월 10일부터 11월 6일까지 열린다. 개막 행사는 9월 12일 오후 4시. 10월 10일 오후 2시엔 작가와의 대화가 예정됐다. 문의 064)800-9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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