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빈곤국에 제주섬 평화 가치 나눈다

코로나19 빈곤국에 제주섬 평화 가치 나눈다
제주 글로벌이너피스 코이카 공모사업 선정
  • 입력 : 2020. 09.02(수)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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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우루 섬의 관정이 낡아 식수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글로벌이너피스 제공

동티모르 코로나 대응
아따우루 섬 긴급 지원
식수 시설 개선과 식량

제주섬이 모색해온 평화의 가치가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또 다른 섬나라에 닿는다. 제주 글로벌이너피스(대표 강경희)가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시민사회협력을 통한 개도국 코로나19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돼 8월부터 동티모르에서 취약계층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사업은 빈곤국인 동티모르의 딜리주에 속한 섬 지역인 아따우루(Atauro)가 대상지다. 글로벌이너피스는 동티모르지부를 통해 코로나19로 한층 어려워진 동티모르 취약지에 물을 공급할 수 있는 식수 시설과 영양상태를 개선하기 위한 긴급 지원 사업을 벌여나간다.

동티모르 지도. 본토와 떨어진 곳에 아따우루 섬(원안)이 있다.

동티모르의 기아빈곤층 비율은 지난 10년간 소폭 감소했으나 2017년 글로벌기아지수(GHI)를 보면 여전히 심각단계에 처해있다. 5세 미만 영유아의 저체중률이 45%를 웃돌고 6~11개월 영아는 빈혈 유병률이 90%가 넘는다.

이런 현실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제운송이 제한되자 동티모르의 식량 공급망은 크게 위축돼 있다. 외딴 섬 아따우루는 말할 것도 없다. 우리나라의 '군'에 해당하는 아따우루는 딜리에서 배를 타고 세 시간 이동해야 하는 곳으로 지난 3월 국가비상사태 발표 이후 3개월간 고립된 일이 있고 섬 주민들은 심각한 식량·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유아는 고질적인 영양실조 악화로 건강위기에 직면해 있고 농업종사자, 한부모가정, 일용노무자 등 취약계층 역시 식량부족과 소득감소로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영유아 가정에 전달할 가정용 정수기. 사진=글로벌이너피스

이에 글로벌이너피스는 동티모르지부를 통해 아따우루의 군수와 5개 면장들과 협의해 이 지역 취약계층에 대한 긴급 식료품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긴급 지원 물품은 세계식량계획(WFP)이 실시하고 있는 '푸드 바스켓(Food Basket)' 프로그램에 따라 쌀, 식용유, 콩, 소금, 설탕을 기본으로 하되 현지 수요와 상황에 따라 품목을 확정지을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아따우루 지역민들에게 안전한 식수 제공을 보장할 수 있는 생활용수 공급 시설에 대한 보수와 신규 관정 설치 작업도 함께 진행한다. 앞서 UN이 개발해놓은 비켈리 지역의 관정이 노후화되었고 이를 대신해 사용 중인 1968년 포르투갈 식민시대의 우물 또한 오염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아따우루 취약계층에서 이질, 설사 등 수인성 질병 발병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글로벌이너피스는 이번에 관정 보수·설치만이 아니라 영유아 양육 가정 200가구를 대상으로 정수기 보급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글로벌이너피스는 이번 사업으로 직접 수혜자만 2100명이고 간접 수혜자도 4500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강경희 대표는 "그동안 현지 지부를 통해 지역에서 착실히 진행해온 사업을 토대로 동티모르에 실질적이고 다각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도록 촘촘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로 모두 어려운 시기에 '제주섬'의 가치를 동티모르에 나누고 심어줄 수 있는 기회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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