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훈의 백록담] 팬데믹 악재가 제시한 제주관광 방향, '조화'

[김성훈의 백록담] 팬데믹 악재가 제시한 제주관광 방향, '조화'
  • 입력 : 2020. 08.31(월) 00:00
  • 김성훈 기자 shki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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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1000만 시장을 연 제주관광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이다. 올 초부터 전세계적 유행을 타면서 국가마다 문을 걸어잠그고 사람들은 외부활동을 자제함에 따라 여행은 그야말로 과거의 향수가 됐다.

그럼에도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니 국내여행 욕구가 조금은 올라왔다. 여름휴가기간 제주를 찾은 내국인들이 전년보다 많아졌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관광이 핵심산업인 제주입장에선 코로나19 감염이 우려되기는 하지만 희소식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런데 도내 관광시장에선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관광객은 반짝 늘긴했지만 이른바 단체고객 실종으로 이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업계는 죽을지경이다. 반대로 개별고객 증가로 렌터카 등 일부업종은 상대적 호황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외국인 관광객이 자취를 감춤에 따라 관련업종은 오래전부터 폐업이 줄을 잇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관광, 예전부터 전문가들이 외쳤던 소리가 있다. 개별관광객 유치. 지속가능한 제주관광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선 개별 관광객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내 언론도 외래시장 확대와 개별고객 유치가 제주관광이 나아갈 길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년전 메르스로 관광시장이 타격을 입고 특히 사드보복에 따른 중국인들의 단체여행이 끊겨 속출했던 폐업 경험으로 관광객 유치방향은 '단체보단 개별'로 더욱 고착화됐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무후무한 감염병은 제주관광 시장에 그동안 잊고있었던 '현실'을 일깨웠다. 한쪽으로 기우는 편중은 관광시장 발전에 한계가 있음을 자각시킨 것이다. 실례로 중국에 편중됐던 인바운드 외래시장은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괴멸된 사례를 제주관광은 일찍이 경험한바 있다.

제주관광은 특급호텔과 골프장 등 대형업계만 있는게 아니다. 육지부 어느 마을 어르신들의 단체효도여행을 받는 곳, 각급학교 수학여행단을 전문으로 유치하는 숙박업소 등 단체고객을 상대하는 업종과 관련자들이 수두룩하다. 단체고객 실종으로 관련 업계가 생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코로나19는 대책없이 개별만을 좇던 제주관광시장에 현실을 자각시키는 계기가 됐다.

언제부턴가 제주관광은 돈을 많이 써 부가가치가 높다는 이유로 개별손님과 외국인 유치에 진력했다. 단체관광객 유치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한게 사실이다. 현실의 제주관광시장은 다양한 업종이 다양한 손님을 유치해 삶을 유지하는데도 말이다.

최근 수년새 제주관광은 상상도 못했던 악재에 신음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메르스로 비틀했고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휘청한데 이어 이번 코로나19로 녹다운이 됐다. 앞으로도 제주관광은 국내외 정치적인 문제로, 또는 세계적 감염병으로 영향을 받는 일이 잦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 사태는 향후 관광시장에 감염병이라는 변수를 예상케 했고 중국의 사드보복은 국제정세가 관광시장에 직격탄을 가져올수 있음을 경험했다. 특히 코로나19는 글로벌 관광시장마저 한순간에 붕괴될수도 있음을 보여줬다. 숫자 늘리기 등 양적팽창에 초점을 맞췄던 시기가 있었고 단체보단 개별고객 유치에 심혈을 쏟기도 했던 제주관광에 코로나19는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조화'가 그것이다. 제주관광, 악재로부터 배운 경험은 이제 밑천으로 활용해야 할 때다.

<김성훈 편집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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