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대정읍 지역 지하수 오염 예방 한계에 '봉착'

제주 대정읍 지역 지하수 오염 예방 한계에 '봉착'
서림수원지 폐쇄 이어 농공단지서 세균기준치 초과 검출
도,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 지정.. 수질개선 정책 효과 전무
  • 입력 : 2020. 08.25(화) 16:19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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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대정읍 지역 지하수가 질산성 질소와 세균으로 오염되고 있으나 지하수 오염 예방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25일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대정읍 지역 지하수의 질산성 질소 함유량은 먹는물의 허용기준치인 10㎎/에 육박한 7~8㎎/ℓ를 보이고 있다.

 질산성 질소 함유량이 다른지역에 비해 높은 이유는 밭 농사로 인한 화학비료 사용량 증가와 양돈장에서 배출된 분뇨가 지하수 수질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도환경연구원은 분석하고 있다.

 이에 지하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도록 유도해야 하지만 최근 3년간 일반화학비료 공급량은 오히려 증가했다. 2017년 4만3086t에서 2018년 4만4602t, 2019년엔 4만7078t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이중 지난해 질소비료 등 화학비료 공급량은 1만754t으로 2018년보다 4.2% 증가, 복합비료(질소·인산·칼륨) 공급량도 3만6324t으로 2018년보다 5.9% 늘었다.

 이처럼 질산성 질소 오염도가 높은 상태에서 대정농공단지에 취수한 지하수의 수질을 분석한 결과 먹는물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이 검출됐다.  지하수 원수가 오염됐거나 취수관 관정이 오염돼 기준치를 초과한 세균이 검출됐을 가능성이 크다.

 대정농공단지 면적은 11만 5273㎡(3만 4870평)규모로, 지난 1990년 8월부터 1992년 6월까지 43억 3500만원을 투자해 조성했다. 현재 20여개 업체가 입주해 생산활동을 하고 있다. 단지 인근에는 대규모 양돈단지가 있어 분뇨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우려되는 지역이다.

 오염문제 해결을 위해 제주자치도는 '지하수 오염차단 그라우팅'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지하수 오염차단 그라우팅은 지하수 관정을 따라 유입되는 오염물질의 중간 통로를 차단시키는 공법을 말한다.

 이곳의 지하수 오염원을 찾지 않고 임시방편으로 '오염차단 그라우팅'을 진행할 경우 지하수 오염 문제 해결은 더욱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대정농공단지 관계자는 "도내 다른 농공단지는 상수도를 사용하고 있지만 우리만 지하수를 쓰고 있다"며 " 지하수 오염차단 그라우팅' 사업을 하고 나서 지하수 수질을 비교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내 한 지하수전문가는 "대정농공단지 인근에 있는 서림수원지는 먹는물 기준치를 초과한 질산성 질소로 지난 2012년 폐쇄됐고 제주도가 매년 지하수 관리를 강화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수질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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