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경기 12타점' LG 채은성이 돌아왔다

'2경기 12타점' LG 채은성이 돌아왔다
비결은 방망이로 어깨 '툭툭'..힘 모으는 예비 동작으로 극적 재기
  • 입력 : 2020. 07.30(목) 17:02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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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중심 타자 채은성(30)이 극적으로 부활했다.

 타격 부진으로 2군에서 조정을 거친 채은성은 1군에 복귀한 28일 SK 와이번스와의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포함해 7타수 3안타에 8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채은성의 홈런은 6월 16일 이래 42일 만에 터졌다.

 29일 경기에서도 석 점 홈런을 터뜨리고 5타수 2안타에 4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틀간 홈런 2방에 안타 5개, 타점 12개를 수확해 LG의 3연승 질주에 힘을 보탰다.

 한 달 내내 처참한 타율로 고심하던 채은성은 7월을 다 보내기 전에 반전의 계기를 찾았다.

 돌파구를 뚫는 데 황병일 LG 퓨처스(2군) 감독이 큰 도움을 줬다. 

 채은성은 6월 21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발목을 다치기 전까지 타율 0.307에 홈런 5방을 쳐 순항 중이었다.

 그러나 부상 이후 완전히 감각을 잃었다.

 부상 치료 차 잠시 엔트리에서 빠졌다가 복귀한 6월 30일 이래 타율 0.093(43타수 4안타)이라는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3할대 초반의 타율은 0.259로 5푼 가까이 떨어졌다.

 탈출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은성은 결국 2군에서 해법을 모색하기로 했다.

 채은성은 타격 자세를 바꿔보자는 황병일 2군 감독의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시즌 중 타격 자세 수정은 타자들에게 극심한 혼란을 줄 수 있기에 황 감독은 변화를 최소화했다.

 이른바 타격 '예비 동작'만 추가했다.

 2군에 가기 전과 다녀온 후 채은성의 타격 자세를 보면, 달라진 점이 확연하다.

 요즘 채은성은 타격 예비 동작 때 타석에서 들고 있는 방망이로 어깨를 두어 차례 툭툭 내려쳐 타이밍을 잡고 힘을 모은다.

 전에는 방망이를 일자로 들고 서 있다가 바로 공을 맞혔다.

 황병일 감독은 새로운 타격 자세를 활시위를 당기는 것에 비유했다.

 황 감독은 "활을 당길 때 오른쪽 어깨를 최대한 늘려 시위를 당기지 않나. 그런이치와 비슷하다"며 "채은성이 전에는 어깨를 움츠린 자세에서 타격했다면, 지금은 예비 동작으로 어깨를 가볍게 푼 뒤 타격 때 최대한 힘을 모아 칠 수 있게 자세를 바꿨다"고 설명했다.

 타석에서 어깨가 움츠러든 장면은 슬럼프에 빠진 타자들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마음이 조급해 공을 맞히는 데만 생각할 때 나오는 타격 자세라는 게 황 감독의설명이다.

 이러면 타구에 힘이 실리지도 않을뿐더러 정확하게 맞힐 수 없다고 황 감독은 잘라 말했다. 

 채은성은 새 타격폼 교정 후 스스로 생존법을 터득했다.

 2016년 처음으로 시즌 타율 3할을 치고 작년까지 세 차례 3할 타율을 기록해 자신만의 타격 이론을 정립한 채은성은 비교적 빨리 새 타격 자세에 적응했다.

 1군에 올라오기 전 2군 4경기에서 매일 안타를 치는 등 19타수 6안타를 때리고 1군에 재등장했다.

 2경기에 불과하지만, 타격 자세 수정은 일단 성공적이다.

 타자나 투수 모두 미세한 변화에도 아주 민감하다. 시즌 중 자세 교정은 그래서더욱더 어렵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채은성은 지금껏 가보지 않은 길을 새롭게 택했다. 도전의 결과 채은성은 잃었던 미소를 찾았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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