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제주직원 90여명 희망 '물거품'

이스타항공 제주직원 90여명 희망 '물거품'
제주항공 23일 이스타 인수 포기하기로 결정
6개월 넘게 임금을 못받아 생활 ... 망연자실
 
  • 입력 : 2020. 07.23(목) 15:35
  • 고대로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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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이스타항공 파산과 직원 대량 실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지난 3월 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했던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지난해 12월18일 SPA 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은 지 7개월여만, 지난 3월2일 SPA를 맺은지 4개월여 만이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의지와 중재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에는 제주항공이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고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의 피해에 대한 우려도 큰 것이 사실이다.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이 이날 공식적으로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2007년 10월 전북 군산을 본점으로 설립한 이스타항공은 출범 13년 만에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이스타항공 직원 1천600여명의 무더기 실직 사태도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의 올해 1분기 자본 총계는 -1천42억원으로, 이미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자력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다.

 법정 관리에 돌입하더라도 기업 회생은 어려울 것으로 보여 2월부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한 이스타항공 직원 1600여명이 무더기로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6개월 넘게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지만 제주항공으로의 인수를 기대하며 임금 반납에까지 동의했다.

 이스타항공 제주지점 관계자는 "제주에는 자회사직원들을 포함해 90여명이 근무를 했는데 지난 4월 자회사가 폐업하자 80여명이 실직했다. 이후 제주항공의 인수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살아왔는데 이제 인수포기로 직원들의 꿈도 사라지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지난 2월에 급여 40%를 받은 것이 마지막이 었다. 이후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을 기대했으나 사측의 자금조달 능력이 없어 지원을 받지 못했다"며"그동안 카드대출등으로 근근이 버텨왔는데 앞으로 가족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타항공 측은 파산을 막기 위해 전북도의 자금 지원, 제3 투자자 유치, 국내선 운항 재개와 순환 무급 휴직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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