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국정원 수사' 두고 추-윤 정반대 해석 눈길

'2013년 국정원 수사' 두고 추-윤 정반대 해석 눈길
수사팀장 맡았던 윤 총장, 상부와 마찰로 교체…이후 국감서 '외압' 폭로
  • 입력 : 2020. 07.09(목) 13:15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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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언유착' 의혹 수사 지휘를 둘러싼 대검과 법무부의 갈등 과정에서 양측이 2013년 '국정원 선거개입 수사'에 대한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당시 사건에 관심이 쏠린다.

 9일 대검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해 사실상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총장은 2013년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의 직무배제를 당하고 수사 지휘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었다"는 과거 사례를 거론했다.

 '국정원 사건'은 국가정보원이 원세훈 전 원장의 주도하에 조직적으로 움직이며인터넷 댓글 달기 등의 방식으로 선거 등 정치 활동에 개입한 사건이다. 2012년 12월 국정원 여직원이 문재인 당시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를 비방하는 내용의 인터넷 댓글을 달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건은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면서 의혹은 점점 불어났다. 2013년 4월 서울중앙지검은 윤석열 당시 수원지검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리며 대응에 나섰다. 수사팀은 그해 6월 원 전 원장 등 핵심 피의자들을 불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이후 추가 수사를 진행하던 과정에서 윤 총장은 당시 지휘부와 의견 차이를 보이며 충돌한 끝에 직무배제 형태로 수사팀에서 퇴출됐다.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아 고검으로 전보된 윤 총장은 2013년 10월 국정감사에서 "(수사 강도를 낮추기 위한) 검사장의 외압이 있었고 그를 모시고 사건을 더 끌고 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고 폭로했다.

 원 전 원장은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검은 윤 총장이 2013년과 마찬가지로 '상관의 외압'에 의해 부당하게 권한을 잃은 측면이 있다고 봤다. 윤 총장이 '검언유착' 사건 수사팀을 지휘하지 못하도록 한 추 장관의 수사 지휘가 과거 국정원 사건의 수사 강도를 낮추기 위한 검찰 지휘부의 지시와 같은 맥락이라는 취지다.

 반면 추 장관은 정반대의 해석을 내놨다. 법무부는 이날 기자들에게 전달한 알림에서 "국정원 사건 수사팀장 당시에 총장이 느꼈던 심정이 현재 이 사건 수사팀이느끼는 심정과 다르지 않다"며 "총장이 깨달았다면 수사의 독립과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함이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2013년 국정원 사건의 윤 총장과 같은 피해자는 오히려 현재 '검언유착' 의혹 수사팀이며, 윤 총장은 과거 검찰 수뇌부가 그랬듯 부당한 지휘를 통해 수사의 공정성·독립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고조되던 법무부와 대검의 갈등은 일주일 만에윤 총장의 '사실상 지휘 수용'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국정원 사건'을 둘러싼 상반된 해석으로 양측이 서로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면서 갈등이 완전히 봉합되지는 않은 모양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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