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하나 마나한 인사청문회, 뭐하러 합니까

[사설] 하나 마나한 인사청문회, 뭐하러 합니까
  • 입력 : 2020. 07.03(금)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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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는 의미가 있습니다.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업무능력과 도덕적 수준을 검증할 수 있어서 그렇습니다. 문제는 인사청문회에서 퇴짜를 맞은 인사가 그대로 임명된다는 점입니다. 인사청문회를 무력화시키고 있어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럴거면 과연 인사청문회가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인사청문회가 요식행위에 그치면서 결국 무용론까지 나오기에 이르렀습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지난 1일 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김태엽 서귀포시장 예정자를 임명하면서 비롯됐습니다. 김 시장은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 전력을 비롯 부동산 투기 의혹, 편법 증여문제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부적격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김 시장이 임명되면서 공직 내부는 물론 도내 정당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만만찮습니다. 민주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통해 "도민을 무시하는 '원희룡표 인사'의 정점을 찍은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제주주민자치연대는 성명을 내고 "김 시장 임명 강행은 인사 폭거"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어 "고위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원 지사의 인식이 도민 눈높이와 너무 다르다는 사실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도 도민사회 여론과 공직 내부의 정서를 무시하고 임명을 강행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인사청문회에 대해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인사청문회가 구속력이 없다고 대의기관의 의견을 깔아뭉갠다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업무능력이나 도덕적 문제가 있어도 그냥 넘어갈 거라면 인사청문회는 하나 마나한 것입니다. 차라리 임명제가 낫다는 얘깁니다. 인사청문회 무용론이 달리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인사청문회 제도를 제대로 개선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불필요하게 행정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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