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첫날 제주 해수욕장 마스크·거리두기 '실종'

개장 첫날 제주 해수욕장 마스크·거리두기 '실종'
평일 불구 관광객·도민으로 해수욕장 가득
'사회적 거리두기'무색... 방문객 대다수 무리지어
방문객 "휴식 즐기고파"vs 상인·도민 "코로나 불안"
  • 입력 : 2020. 07.01(수) 17:37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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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첫날 제주시 협재해수욕장 풍경. 강희만기자

제주시내 주요 지정 해수욕장이 개장 첫날부터 몰려드는 인파에 북적였다. 가족 단위는 물론 친구들과 여행온 관광객까지 한데 모여 무더위 속 해수욕을 즐겼다. 하지만 상당수 방문객이 2m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방역에 대한 걱정을 키웠다.

1일 낮 12시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주차장이 관광객들이 타고 온 렌터카로 가득찼다. 해수욕장 주변 상권은 쏟아진 인파에 모처럼만에 활력이 돌았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 속에 사회적 거리두기는 금세 실종됐다. 대다수 방문객이 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할 때까지만해도 썼던 마스크를 모래사장에 들어서자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턱 아래로 걸쳐 쓴 사람도 여럿 보였다.

제주도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물 밖에선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대구에서 친구들과 함께 제주로 여행을 왔다는 이상민(25)씨는 "실내수영장도 아니고 야외 해수욕장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마스크가 굳이 필요할 것 같진 않다"며 "물놀이를 하면 온 몸이 다 젖는데, 마스크를 계속 쓰라는 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입구에 적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안내 문구가 무색하게 방문객 대다수가 무리 지어 다녔다.

해수욕장 개장 첫날 제주시 금릉해수욕장. 강희만기자

가족과 함께 여름휴가를 즐기러 왔다는 문모(66)씨는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고, 다른 곳은 갈 수 없어서 제주로 왔다. 해수욕장은 야외 시설이라 방역지침이 있는 줄 몰랐다"며 "온 가족이 모처럼만에 놀러왔는데 어떻게 거리를 두느냐"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유일하게 파라솔만 지키고 있다. 제주도는 파라솔을 2m 간격으로 벌려 설치하라고 권고했다.

방역 대응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샤워시설·탈의실 등 다중이용시설은 방문 일지, 손소독제 등을 비치한 뒤 방문객을 상대로 발열 검사를 해야하지만 이행되지 않았다. 탈의시설 직원은 "미처 준비를 하지 못했다"면서 "조만간 소독제를 비치하고 발열 검사도 하겠다"고 말했다.

해수욕장 종합상황실 옆엔 코로나19 유증상자를 격리하기 위한 천막이 설치됐다. 협재해수욕장 종합관리실 근무를 맡은 문정용 한림읍 소득지원팀장은 "방역수칙을 지켜달라는 안내방송을 실시할 예정으로 화장실·탈의실·샤워시설·파라솔에 대한 방역은 1일 2회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인원을 파악하고 완벽하게 통제하는 건 불가능하다"며 "스스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성숙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상인들은 몰려든 방문객들이 반가우면서도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협재해수욕장 인근 상인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기 시작해 반갑긴 하지만, 생각보다 너무 많은 이들이 마스크 착용을 잊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가족의 건강과 도민들을 위해서라도 방역수칙을 반드시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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