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노인요양시설 면회 금지만이 능사인가

[사설] 노인요양시설 면회 금지만이 능사인가
  • 입력 : 2020. 06.03(수) 00:00
  • 편집부 기자 hl@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노인요양시설에서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가족 간 만남을 불허하면서 생이별의 또다른 아픔을 겪고 있으니 말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지난 2월 중순부터 모든 노인요양시설에 대해 외부인 면회를 금지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때문에 노인요양시설에 모신 부모님을 뵙고 싶다는 가족들의 호소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노인요양시설은 요양원 65곳, 양로원 2곳, 요양병원 10곳 등 총 77곳입니다. 각 시설별로 보면 요양원에 3292명, 양로원에 79명, 요양병원에 1061명이 입원 또는 요양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이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외부인 면회를 전면 금지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한 노인 대부분이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환자인 점을 감안한 것입니다. 고령환자는 코로나19 감염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 없어서 더욱 안타깝다는 점입니다. 물론 노인요양시설에 대한 외부인 면회 금지 취지를 모르지 않습니다. 알다시피 미국과 유럽 등 해외 노인요양시설에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고령층 입소자들이 바이러스에 얼마나 취약한지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노인요양시설에서 장기간 계속된 면회 금지가 노인 정서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자식과 단절된 어르신들이 자칫 가족들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느낄 경우 병이 더 악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죽하면 중증 치매 어르신이 "왜 자식들이 오지 않느냐"고 하소연하겠습니까. 그렇다면 투명 차단막을 갖춘 면회소 설치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부인 면회 금지 조치가 이미 넉달째 접어들어서 더욱 그렇습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86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