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우타거포 10명도 안 부럽다

LG 우타거포 10명도 안 부럽다
우타자 영입 추진하던 LG, 라모스 영입 효과 톡톡
  • 입력 : 2020. 05.28(목) 12:5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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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로베르토 라모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오래전부터 '우타거포'에 관한 갈증이 심했다.

 국내 구장 중 홈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가장 긴 잠실구장을 홈으로사용하기에 거포의 필요성이 절실했다. 특히 좌타자 중심의 테이블세터진을 받칠 만한 정통형 우타거포가 필요했다.

 LG는 그동안 4번 타자 자리에 어울리는 우타거포를 영입하거나 육성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여왔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박병호(키움 히어로즈), 정의윤(SK 와이번스), 최승준(한화 이글스) 등 LG가 공들여 키웠던 많은 선수는 끝내 '잠실벌 우타거포'가 되지 못하고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올 시즌에도 LG는 우타거포를 찾아 나섰다. 김현수, 이천웅, 오지환, 박용택 등좌타자가 즐비한 타선에서 균형을 맞춰줄 만한 타자가 필요했다.

 LG는 갈증을 외국인 선수로 풀려고 했다.

 LG 관계자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현장에선 '우타거포' 외국인 선수 영입을 요청했다. 이에 맞춰 후보군을 짰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미에 맞는 선수는 찾지 못했다. 유력한 후보였던 한 선수는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면서 영입하지 못했다.

 그때 레이더망에 들어왔던 선수가 좌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다.

 현장에서 요청한 우타자는 아니지만, 엄청난 장타력을 갖춘 데다 스윙 스피드와 궤적은 LG가 바라던 이상적인 거포의 모습과 일치했다.

 결단의 시간이 다가왔다. 라모스의 영상을 본 LG 류중일 감독은 고심 끝에 우타자에 관한 미련을 머릿속에서 깨끗하게 지웠다.

 그토록 고대하던 우타거포 영입 프로젝트는 중단됐지만, 현장은 프런트의 의견을 존중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우타거포 미련을 버린 LG의 선택은 성공적인 결과를 끌어내고 있다.

 라모스는 올 시즌 19경기에서 9개 홈런을 터뜨리며 LG의 화력을 이끌고 있다.

 최근엔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2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에선 시즌 9번째 홈런을 가동하며 팀의 15-4 대승을 이끌었다.

 LG는 우타거포가 중심을 잡는 이상적인 타순을 완성하진 못했지만, 강력한 파괴력을 앞세워 2위 자리까지 올라갔다.

 류중일 감독은 "라모스가 올 시즌 30개 홈런만 쳐도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 체력 관리가 변수인데, 잘 이겨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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