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사회 생활속 환경·교통문제 '고민 해결사'

제주사회 생활속 환경·교통문제 '고민 해결사'
[제주테크노파크 기획] 디지털 참여 플랫폼 '가치더함'
도민·관광객 자발적 참여 유도 디지털 기술 적용 성과
블록체인 텀블러·올레 빅게임·버스음성안내기기 주목
  • 입력 : 2020. 05.27(수) 18:49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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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와 JTP가 지난해 도입해 운영 중인 디지털 참여 플랫폼 '가치더함' 프로젝트가 제주환경은 물론 교통문제를 해소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로 실행 중인 (왼쪽부터)블록체인 텀블러·올레 빅게임·버스음성안내기기.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테크노파크(JTP)가 지난해 도입해 운영 중인 디지털 참여 플랫폼 '가치더함' 프로젝트가 제주환경은 물론 교통문제를 해소하는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도민 누구나 지역 현안에 대한 제안을 올리고 회원 500명의 공감을 얻으면 심사위원회를 거쳐 '주민 제안 문제해결형 프로젝트'로 수행하는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라고도 불린다. 제주지역 사회적기업, 지역기업들과 협력해 과제들을 진행한 결과, 카페의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올레길 쓰레기 감소는 물론 정보 취약계층 맞춤형 대중교통 정보제공 활성화 등 도민과 관광객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문제 개선 효과들을 거두고 있다.

▶나의 제주 사랑법, 블록체인 텀블러 사용=제주인구와 관광객 증가와 맞물려 쓰레기도 급증세다. 이는 매립공간 부족, 미세플라스틱에 따른 해양오염 증가, 생활건강의 위협 등의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특히 1회용 플라스틱은 쓰레기 문제의 주범으로 손꼽힌다. 제주시에서 지난 8월 조사한 결과에서도 1회용품 사용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자원재활용법 등 다양한 규제들이 마련되고 있지만, 환경문제 해결은 의식전환과 실천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1회용품 과다 사용과 처리 문제를 풀어나가는 차원에서 공유 텀블러 운동이 국내외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제주에서는 '나의 제주사랑법, 블록체인 텀블러 사용' 과제가 주민 주도로 제안돼 추진되고 있다. 블록체인 기술과 텀블러를 결합해 텀블러 사용을 활성화하고 위·변조가 되지 않는 데이터의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지역사회 문제도 해결하는 것이다.

이 과제는 제주도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기업 (주)크립토제주가 진행했다. 블록체인 텀블러는 제휴카페에서 블록체인 QR코드가 있는 텀블러를 제시하면 스캔을 한 뒤 음료 20% 할인과 10% 추가 적립혜택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QR을 스캔하면 자신의 텀블러 사용 횟수, 즉 환경보호횟수와 마일리지 확인이 가능하다.

약 2개월 여간 시범서비스를 운영한 결과, 블록체인 텀블러는 660개가 배포됐고 제휴 카페 20곳 지정, 시범체험단 127명 참여, 텀블러 사용실적 1418회의 실적을 보였다. 특히 환경보호에 대한 참여자들의 긍정적 인식이 높아졌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여파 속에서도 홍보 및 매출에 긍정적 효과가 확인된 것으로 평가됐다.

블록체인 텀블러 사업은 시스템을 개선해 제휴카페 추가 모집과 지속적인 할인, 사회공헌 프로젝트와의 협업, 수익화 모델 발굴 등 환경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프로젝트로 본격화될 계획이다.

최정윤 크립토제주 대표이사는 "일상에서 할 수 있는 환경보호 실천방법을 고민하다가 착안했고, 제휴카페를 늘려달라는 손님들 의견이 많은데 수익화 모델이 관건"이라며 "참여카페 증가에 못지않게 도민과 관광객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며 블록체인 텀블러가 제주의 생활환경보호 문화로 정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플랫폼 가치더함을 통해 아이디어를 실천한 (사진 왼쪽부터)최정윤 대표이사, 안은주 상임이사, 유상기 대표이사.



▶제주올레 빅게임 '플레이더 제주'=올레에서 게임을 한다? (사)제주올레가 '뻔'하지 않고 '뻔(Fun)'한 친환경 관광 콘텐츠를 내놓았다. 아름다운 올레길에서 관광하며 게임을 즐기는 제주여행 아웃도어 미션 게임 '플레이더 제주'(https://www.jejuolle.org/playthejeju/)가 그것이다. '붉은 산호의 수수께끼'라는 부제가 붙은 '플레이더 제주'는 제주도와 제주테크노파크가 추진하는 '가치더함' 프로젝트에 선정된 시범사업이다.

제주 여행자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흥미를 유발하면서 친환경 관광을 실천할 수 있도록 개발된 체험형 미션 게임이다. 참여자는 제주올레 7코스 출발지인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출발해 법환포구까지 이르는 올레길을 걸으며 제시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미션은 웹 사이트를 통해 제시되고, 미션 키트와 관광코스 지형지물을 활용해 탐색하며 답을 찾아나가야 한다. 관광과 게임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제주바다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플레이더 제주'는 제주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아웃도어 방탈출 체험 게임으로, 재미와 환경을 융합해 제주관광에 새로운 트렌드를 입혔다는 긍정적 평가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친환경 여행과 대중교통 이용의 공감대 형성, 89%에 달하는 게임 재참여 의향, 게임코스 인근 매출증대 효과 기대 등 다양한 발전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 최초 아웃도어 미션 게임 '플레이더 제주'는 출시 기념으로 할인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앞으로 (사)제주올레는 AR(가상현실)과 같은 기술융합을 통해 더욱 진화한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고, 게임 참여자와 만족도를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안은주 제주올레 상임이사는 올레에 게임을 접목한 배경에 대해 "제주의 환경문제가 날로 심각해지고, 관광객의 환경 인식도 별반 나아진 게 없다. 그때 착안한 것이 젊은층도 더 반응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며 "기본적으로 이 게임은 길을 걸으며 경험하는 게임이며 콘텐츠도 제주의 문화, 풍경을 이해하도록 되어 있고, 게임을 속전속결로 마치고 싶어도 사람의 걷기 속도에 맞게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다른 장소로 확대할 수 있는 확장성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지역상권과 협업하는 모델도 이미 구상하고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대중교통 헷갈려? 랜드마크로 길 안내한다=스마트폰이 비서가 되는 시대. 하지만 대다수 어르신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자주 이용하는 버스노선은 89%가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지만, 처음 방문하는 곳의 버스노선은 대부분 버스정류장(69%)에서 정보를 찾거나 버스기사(24%)에게 물어보는 식이다. 처음 방문하는 곳에 대한 대중교통 정보제공이 필요하다는 결론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정보취약 계층이 보다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안'이 과제로 제시됐다. 과제는 (주)브랜딩포커스(대표 유상기)에서 맡아 진행했다. 브랜딩포커스는 우선 65세 이상의 제주도 내 거주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고령층 버스 이용 빈도 및 주요 목적지에 대한 빅데이터를 구축했다.

버스정류장 30곳을 선정해 정류장별 노인복지카드 승·하차 태그 분석을 통한 제주시청, 동문시장 등 주요 하차지 10곳 이상 선정, 하차태그 기반 데이터셋 설계 및 제주데이터허브 공유, 카카오톡 기반 쳇봇 개발을 통한 목적지 안내 서비스 등을 실시했다.

그 결과 목적지 중심의 버스노선 안내표 부착, 목적지별 버스번호 음성안내기기 2곳 시범 설치, 휴대폰에 설치하지 않아도 활용 가능한 쳇봇 운영, 버스정보안내시스템(BIT)의 목적지 우선 안내가 포함된 디자인 개선안 등 정보취약계층의 대중교통 이용 불편 해소를 위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목적지 중심의 버스안내표는 제주시 24곳, 서귀포시 6곳 버스정류장에 부착됐고 목적지별 버스번호 음성안내기기는 제주시 2곳에 설치돼 6월 말까지 시범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향후 운영 결과를 토대로 연구보고서, BIT 시스템 개선 방안, 디자인 매뉴얼 가이드북 등을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대중교통과에 제안할 예정이다.

유상기 대표이사는 대중교통 문제해결에 뛰어든 배경과 관련 "제주도의 버스정류장은 다양한 교통정보를 제공하는데 어르신들이 목적지를 가기 위해 어떤 버스를 이용해야 되는지 몰라 정차하는 버스마다 기사님께 물어보시는 모습이 안쓰러웠고 버스정류장의 인프라만 잘 활용해도 어르신들에게 적지않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음성안내기기는 저비용으로 빠른 설치가 가능하다. 가능하면 제주도내 BIT기기가 설치 안 된 곳에 도입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가치더함 프로젝트, 이제 시작이다='가치더함' 프로젝트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산출데이터를 제주데이터허브에 제공할 예정이다. 스포츠와 환경 분야에 대한 지역사회 문제 해결과제도 새로 발굴하고 있다. 앞으로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의 형태로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해나가는 제주도의 도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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