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빛 채집해 옛 제주대병원에 담다

인생의 빛 채집해 옛 제주대병원에 담다
예술공간 이아 초청전 공모 7월 3일까지 정정하 개인전
  • 입력 : 2020. 05.25(월) 18:31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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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하의 'A.R.44'(건축용 페인트, 캔버스, 2019).  

네모난 화면 안의 자그만 원에서 '당신'이 빛나는 순간을 본다. 사람마다 품고 있는 에너지가 화면 속 각기 다른 위치에서 원으로 반짝이고 있다. 옛 제주대병원에 자리잡은 예술공간 이아 초청전시 공모에 선정된 정정하 작가의 '빛을 모으는 또 다른 방법-바람의 나라'에 나온 작품들이다.

이번 전시에서 정 작가는 희망의 빛을 채집해 매체로 기록하는 작업을 펼쳐놓고 있다. 작업실을 벗어난 작품들이 조명 활용 등 방식에 따라 새로운 물성을 가지게 된다는 점을 새삼 확인할 수 있는 전시로 작가가 택한 재료부터 남다르다. 주재료인 색을 내기 위해 물감이 아니라 건축용 페인트와 건축 내장재 위에 발라 빠르게 굳는 특성을 지닌 에폭시 레진을 사용했다. 컬러의 번짐과 발색 효과를 불러오는 레진은 때때로 빛의 투과와 반사를 거쳐 보석처럼 영롱한 색채를 띤다.

정정하의 '라이트 픽셀'(가변설치, 건축용 페인트, 시험관, 목재구조물, 2020).

전시장에는 설치·평면 등 70점 가까이 놓였다. 암호 같은 숫자가 적힌 1000여 개 시험관으로 설치된 '라이트 픽셀' 등 그가 만난 이들의 독특한 에너지를 기억하기 위한 작업들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보이지 않는 인간의 에너지를 가시적인 색채의 힘을 빌려 빛으로 남기는 작업"이라는 작가의 말을 떠올리며 전시장을 둘러본다면 좋겠다.

전시는 지난 19일 시작돼 7월 3일까지 이아 갤러리1에서 계속된다. 이아 측은 "관람 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며 "방문객 대상 발열체크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했다. 문의 064)800-9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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