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침체됐던 상권에 숨통 트이나

재난지원금, 침체됐던 상권에 숨통 트이나
주말 중앙지하상가·전통시장 방문객들로 모처럼 활기
소비자들 닫았던 지갑 열며 소비 깨우는 마중물 기대
  • 입력 : 2020. 05.17(일) 17:45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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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유례없는 직격탄을 맞았던 제주지역 상권에 지난 주말부터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다. 전국민에게 지급되는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지난 13일부터 사용 가능해지면서 소득이 줄어든 가계에 숨통을 불어넣어준 것은 물론 잠들었던 소비도 깨우면서 텅 비다시피 했던 지역상권을 깨우는 마중물 역할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로 한동안 나들이를 자제하던 이들은 대부분 감염예방수칙에 따라 마스크를 낀 채 쇼핑에 나서는 모습들이었다.

 17일 제주도내 상가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카드로 신청한 정부 재난지원금을 현장에서 쓸 수 있게 된 후 첫 주말인 16일부터 도내 상가마다 발길이 이어지며 소비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온라인으로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은 결과 14까지 나흘간 제주에서는 지급대상 가구(29만5000여가구) 중 34%인 10만208가구가 676억원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제주도는 건강보험료 납부액 기준 중위소득 70% 이하 가구에 지원되는 제주형 재난긴급생활지원금을 4월 20일부터 5월22일까지 1차로 접수받아 지급중이다.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상가의 고객 유치전도 달아올라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플래카드를 내건 곳들도 눈에 띄었다. 석달째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충격파가 워낙 컸던 터라 재난지원금 사용을 환영한다는 이들의 안내문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가길 바라는 간절함이 담겨 있다.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감했던 제주시 중앙지하상가에는 주말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고정호 제주지하상점가진흥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코로나19가 한창 확산세를 보였을 때는 매출이 70% 넘게 감소했는데 지난 주말을 기점으로 매출이 상당히 회복됐다"며 "앞으로 당분간은 재난지원금이 위축됐던 소비를 깨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육식당이 몰려있는 제주시 서문시장도 지난 주말 손님들로 북적였다. 한 상인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계속 나올 땐 매출이 50%정도 줄었었는데, 재난지원금이 풀린 후부터는 거의 평소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라며 "손님 대부분은 도민들"이라고 밝혔다.

 평소 관광객 발길이 이어지던 전통시장도 긴급재난지원금이 숨통을 틔워주길 기대하고 있다. 김원일 동문재래시장상인회장은 "시장은 아직까지 크게 체감이 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가구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있으니 앞으로 시장에도 손님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은 도민들은 저마다 필요한 곳에 먼저 사용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4인가족으로 100만원을 신용카드로 충전받았다는 주부 김모(제주시 아라동)씨는 "늘 빠듯한 가계살림에 조금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우선 두 아이 학원비로 쓸 생각"이라고 했다. 직장인 홍모(연동)씨는 "가정의 달에 돈 쓸 일이 많아 부담스러웠는데, 재난지원금을 가계살림에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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