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고만 기다리는 신세계 면세점 운명은…

공고만 기다리는 신세계 면세점 운명은…
지난해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매출액 2조3389억원
전년대비 6887억원 매출 증가로 신규 발급 요건 충족
6~7월 기재부서 열릴 면세점 제도운영위서 판가름
  • 입력 : 2020. 05.17(일) 17:10
  • 김현석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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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의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 계획을 놓고 시민단체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6~7월 열릴 예정인 정부의 도내 면세점 면허 신규 발급 심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신세계그룹 면세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디에프 등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지난 1월 제주 시내면세점 사업 진출 입장을 공식화했다.

 신세계는 현재 A교육재단과 지난해 7월 매매계약을 체결, 제주시 연동 소재 뉴크라운호텔(3888㎡) 부지를 580억원에 매입해 호텔을 허물고 지하 7층·지상 7층 규모의 건물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판매시설 면적만 1만5000㎡로 주변에 있는 롯데, 신라면세점보다 2배 이상 큰 규모이며, 개점 목표는 2021년 말이다.

 신세계는 지난 2월 열린 교통영향평가 심의에서 아연로(KCTV→정실) 600m 구간에 대한 4차로 확장 공사 비용을 58억9000만원 범위에서 공사비를 부담하겠다며 면세점 사업 의지를 보였다.

 또한 신세계는 5월 말까지 면세점 특허 공고가 나오지 않아 매매계약을 취소할 경우, A교육재단에 위약금 20억원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면세점 진출 사업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단체 등은 "반경 400m 안에 대형면세점 3개가 들어서게 됨으로써 면세업체간 출혈 경쟁이 심화되고 교통혼잡과 과잉관광으로 인해 제주도민의 삶의 질이 추락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도 지난달 열린 제주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제주지역 대기업 면세점 추가 진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 신세계 면세점 사업은 교통영향평가와 경관·건축심의를 통과해 제주도가 면세점 입점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장치는 사라지고 정부의 면세점 면허 신규 특허 공고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매년 보세판매장(면세점) 제도운영위원회를 열고 각 지역의 면세점 면허 신규 발급 여부를 논의한다. 대기업 면세점의 경우, 외국인 방문객이 전년보다 20만명 증가하거나 면세점 매출액이 전년보다 2000억원 이상 늘어난 지자체는 신규 발급 논의 대상이 된다.

 관세청에 따르면 제주지역 시내면세점(롯데·신라·제주관광공사) 매출액은 2017년 1조695억원, 2018년 1조 6502억원, 지난해 2조 3389억원으로 정부가 내세운 2000억원 매출 기준을 크게 웃돌아 2년 연속 면세점 신규 발급 요건을 충족하고 있다.

 당초 5~6월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제도운영위원회는 한 달 정도 연기된 6~7월쯤 열릴 예정이다.

 제주도가 면세점 면허 신규 발급 심사에 관여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의 경우 기재부는 제주도의 부정적인 입장을 어느정도 수렴해 제주지역 면세점 신규특허를 보류했다.

 정부가 제주 도민사회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는 반대 여론을 수렴할 지 아니면 1년 동안 유예된 제주지역 면세점 신규 특허를 내줄 것인지에 대한 면세점 신규 발급 심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제주지역 면세점 신규특허가 1년 동안 유예되면서 올해는 신규 면허를 내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제주도와 시민단체 등 도민사회 전반적으로 신세계 면세점 진출 반대 여론이 커지면서 정부가 도민 여론을 무시하고 결정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신세계 디에프 관계자는 "현재 정부의 면세점 특허 공고를 기다리며 준비만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매매계약을 취소할 경우) 위약금 문제와 관련해서는 A교육재단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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