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월의 고통 먼 미래와 과거를 잇다

제주 4월의 고통 먼 미래와 과거를 잇다
예술공간 오이 4·3 소재 '프로젝트 이어도' 초연
실화 토대로 상상력 입혀 판타지 장르로 그린 그날
4·3 70주년에 4·3연극… "매년 4월에 4·3공연 계획"
  • 입력 : 2020. 05.17(일) 16:0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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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공간 오이가 펼치는 제주4·3 소재 연극 '프로젝트 이어도' 연습 장면.

제주4·3 70주년이 되던 해인 2018년 4·3을 다룬 창작극 '4통3반 복층사건'을 선보였던 예술공간 오이. 단원들은 이 무대를 계기로 매년 4월이 되면 4·3을 그려낸 공연을 올리리라 다짐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4월 공연 약속을 지키기 어려웠지만 배우와 스태프들은 감염병 사태가 진정되고 막이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5월에 시작되는 오이의 신작 '프로젝트 이어도'(작·연출 전혁준, 기획 오상운)는 오랜 기다림 끝에 조심스럽게 펼치는 무대다. 마침 2020년은 제주 무대예술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는 열망으로 연극에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예술공간 오이'를 만든 지 10년이 되는 해다.

'프로젝트 이어도' 출연 배우들.

'프로젝트 이어도'는 미래와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나의 정부가 들어서고 시민권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들 사이에 엄청난 불평등과 빈부의 격차가 생겨나는 먼 미래의 세계가 극의 한 축이라면 1947년 3월 1일 3·1절 기념 제주도대회에서 벌어진 발포 사건이 또 다른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무정부주의자들의 집회를 탄압하려는 공권력의 투입이 반복되는 미래, 제주에서 발생한 학살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과거의 모습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보인다. 강영지, 현대영, 고승유, 김소여, 홍서해, 김경미, 김지은, 이상철이 출연한다.

오이는 '프로젝트 이어도'를 두고 '판타지' 장르로 소개했다. 이들은 이번 공연의 기획 배경에 대해 "실화를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을 더했다"며 "아직도 정명되지 못한 4·3의 아픔은 판타지보다 더 판타지 같다. 이 작품이 4·3을 기억하고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깊은 울림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공연 일정은 5월 23일부터 6월 7일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3시와 7시 예술공간 오이(제주시 연북로 66, 에코파인 지하1층). 공연 시간 90분. 12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관람료는 1만3000원(예매 1만2000원). 문의 010-2689-3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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