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소나무재선충 '극심' 오명 벗었다

제주 소나무재선충 '극심' 오명 벗었다
한해 사이 피해 고사목 44% 감소 5만본 미만
가장 피해 컸던 2013년 첫 지정 후 7년만에
안심 단계는 아니··· 피해 규모 전국 3번째
  • 입력 : 2020. 05.06(수) 13:23
  • 이상민 기자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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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소나무재선충병 극심 지역(1급) 오명을 7년 만에 벗었다.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규모가 1년 사이 절반 가까이 감소하며 고사목(말라 죽은 나무) 수가 5만 그루 미만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6일 제주특별자치도와 산림청에 따르면 2019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최근 1년 간 도내에서 소나무재선충병에 감염해 고사한 나무 수는 4만6226그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18년 5월~2019년 4월) 8만3084 그루가 이 병에 걸려 고사한 것과 비교해 44.4% 줄어든 것이다. 이로써 제주는 소나무 극심 지역에서 처음으로 벗어났다.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은 고사목 수가 5만 그루 이상인 곳을 '극심' 지역으로, 3만∼5만 그루는 '심', 1만∼3만 그루는 '중', 1000∼1만 그루는 '경', 1000 그루 이하면 '경미' 지역으로 나누고 있다. 제주는 현재 '심' 단계에 해당한다.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2004년 처음으로 소나무재선충병이 확인됐다. 그해 9월 제주시 오라골프장 인근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처음 감염한 이후 2012년까지 8년간 도내에서 6만9000여 그루가 이 병에 걸려 사라졌다.

 소나무재선충병은 이듬해 제주 전역으로 확산해 창궐했다.

 2013년 기후 영향으로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 개체 수가 크게 늘면서 1년 만에 도 전역에서 무려 54만 5284그루가 고사해 사라졌다. 제주는 이 때 처음으로 소나무재선충병 극심 지역에 지정됐다.
 제주도는 2013년 9월 소나무재선충병 전담 조직을 꾸려 본격적인 방제에 나섰다. 이후 피해 고사목 수는 ▷2014년 5월~2015년 사이 4월 54만4000여 그루에서 ▷2015년 5월~2016년 4월 35만4817 그루 ▷2016년 5월~2017년 4월 22만7558 그루 ▷2017년 5월~2018년 4월 13만3910 그루 등으로 해마다 줄었고, 이듬해 처음으로 10만 그루 미만으로 떨어졌다.

 제주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피해 규모가 7년만에 10분의 1수준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올해 기준으로 제주지역 피해 규모는 경북(13만4330여그루), 울산(7만4187여 그루)에 이어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에서 3번째로 크다.

산림청은 앞으로 고사목 전수 검경과 이력 관리 등 예찰을 철저히 하고, 우려목 사전 제거와 예방 나무 주사 확대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비접촉 근거리 통신(NFC) 전자 예찰함 설치와 비가시권 지역 드론 예찰, 초근접 드론 방제, QR 코드를 통한 고사목 이력 관리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방제 효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최병암 산림청 차장은 "소나무재선충병이 퍼져나가는 선단지를 축소하고 백두대간, 비무장지대(DMZ) 등 주요 소나무림 보호를 우선 목표로 확산 저지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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