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촌 청보리밭이 야외 전시장으로

제주 농촌 청보리밭이 야외 전시장으로
애월 곽지리 대진농원에 김평식 작가의 대형 조각
'변-은하' 등 총 4점 설치… 사계절 따라 다른 빛깔
  • 입력 : 2020. 05.03(일) 17:26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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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 전시장으로 바뀐 청보리밭.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대진농원에 김평식 작가의 대형 조각품이 설치되어 있다. 진선희기자

청보리 이삭 일렁이는 농촌 들녘이 야외 조각 전시장으로 변신했다. 제주시 애월읍 곽지리 1.3ha 규모의 대진농원(곽지리 2407-1)에 대형 설치작품 4점이 상설 전시되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은 2018년 11월 제주시 도심 신산공원에서 진행되었던 제주 출신 김평식 작가의 개인전 출품작이다. 제7회 제주도미술대전 우수상 수상 경력이 있는 김 작가는 당시 '스페이스'란 주제 아래 30여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첫 개인전을 열었다. 개인전에서 김 작가는 삼성혈 국수거리 인근 신산공원 동북쪽 잔디마당에 철과 스테인레스를 주재료로 자연과 어울리는 7점의 '변(邊)' 연작을 선보였다.

김 작가의 조각품이 도심을 떠난 건 그해 12월 이경훈 대진농원 대표가 흔쾌히 5점을 구입하면서다. 김 작가가 모교(제주중앙고)에 기증한 2점을 제외한 전시작품 다수를 새로운 분위기 속에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현재 대진농원 보리밭 한가운데 놓인 '변-은하' 등 설치작품은 사계절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돌담, 오름 등 주변 경관과 계절에 맞춰 피고지는 농작물에 따라 작품의 결이 달라지는 '대지의 미술'이 펼쳐지는 셈이다. 근래에는 붉은 빛 조각이 연둣빛 보리밭과 대조를 이루며 한층 강렬한 인상을 그려낸다. 보리가 황금색으로 익어갈 무렵엔 작품의 배경이 또 바뀔 것이다.

이경훈 대표는 "마을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오고가며 일상 속에서 예술작품을 즐기고 제주도민이나 관광객들도 색다르게 작품을 만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설치작품이 알려지고 방문객이 늘어난다면 이를 계기로 지역에서도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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