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엉키고 하늘마저 가리는 도심 거미줄 전선

뒤엉키고 하늘마저 가리는 도심 거미줄 전선
제주시내 미관 저해·사고 우려되는 곳 비일비재
119 "전선 끊김 사고 빈번…소방활동 장애" 호소
  • 입력 : 2020. 05.03(일) 14:09
  • 강다혜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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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내 연동 주택가 건물 사이로 빼곡히 늘어진 전선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다. 강희만기자

뒤엉키거나 높이가 낮게 늘어진 전선들이 미관 저해 뿐 아니라 각종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러한 전선들은 화재 진압 및 인명 구조 시 운영되는 고가사다리차 이용에도 불편함을 초래하면서 시급한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3일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말 기준 제주시내에서 고압전선 및 공간협소, 상습 주·정차 등을 이유로 소방 활동 장애 대상으로 지정된 공간은 총 71개소다. 이 중 고압전선이 장애 사유가 된 경우는 모두 36개소였다. 특히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한 소방 활동 시 장애 대상으로 지정된 사례는 모두 85건이었는데, 그중 고압전선이 장애 사유가 된 경우 역시 39건에 달했다. 현재 고층 건물 화재 진압에 주로 이용되는 고가사다라차의 표준 규격은 전장(길이) 13m 이하, 전고(높이) 4m 이하다. 이에 고가사다리차를 이용한 인명구조 시 전선의 최소 높이가 4.5m 이상은 돼야 원활한 구조가 가능하다.

하지만 제주시내 일부 구간에 이러한 높이를 확보하지 못한 곳들이 산재하면서 소방활동에 지장을 주거나 인근 주민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지적이다.

취재 결과 제주시 연동 주택가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높이가 4m에 미치지 못하는 전선들이 빼곡히 설치돼 있었다. 전봇대와 주변 가게 사이로 전선과 통신선을 포함한 각종 공중선들이 하늘을 뒤덮고 있어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화재 위험에도 취약해 보였다. 일도2동 소재 주택가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는 전선들이 거미줄처럼 뒤엉혀 있을 뿐 아니라 2m도 채 안되어 보이는 전선이 아래로 위태롭게 늘어져 있었다.

이에 대해 소방 관계자는 "전선줄이 낮게 늘어지거나 끊겨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사례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이어 "고가사다리차의 경우 일반 차량보다 높이가 있는데, 현장 출동 시 전선 문제로 장애가 있을 수 있다"며 "사다리차 설치가 불가해 직접 수관을 들고 계단으로 올라가 화재 진압을 한 사례도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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