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호의 현장시선] 코로나19, 그리고 우리의 미래

[박양호의 현장시선] 코로나19, 그리고 우리의 미래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 입력 : 2020. 04.17(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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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이 들거든 이렇게 조섭(調攝)하라. 앓는 이를 딴 방에 거처하게 하고, 다른 사람은 곁에 가지 아니하도록 주의를 할 것이요, 환자가 쓰던 침구와 자리 옷 같은 것은 볕을 쏘여 소독하고, 방도 자주 쓸어 정(淨)하게 하고, 가끔 공기를 갈고, 볕을 쏘이도록 하여야 하는 것이다."(1918년 11월 11일, 매일신보)

전세계 5000만명, 우리나라(조선)에서는 14만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킨 스페인독감의 예방법은 지금의 코로나19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00년의 기술발전이 더욱 강력한 예방과 치료를 가능하게 했다. 이번 코로나19 창궐 후 정부의 다양한 발 빠른 대책, 대구·경북시민들의 눈물 나는 단결과 성숙한 시민의식, 그리고 제주도민들의 뼈아픈 고통을 참는 극복의지, 무엇보다 가장 큰 공로는 지금도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게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전염병 대처 모범국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은 외국처럼 '생필품 사재기'로 패닉이 없고, 전염을 예방하려는 전국민의 힘겨운 노력과 코로나19 앱을 통한 확진자 정보공유, 무엇보다 정부에서 새로운 기술제품으로 개발한 진단키트를 초단기간 내 검수하고 승인하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큰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다.

조달청에서도 마스크 공급 안정을 위해 마스크 생산업체들의 조달등록·계약·납품까지 본청과 전 지방청이 합심해 주야 없는 업무 수행으로 초단기간 내 혁신적인 계약을 추진해 현재 공적마스크 공급 안정에 일조했고, 2019년 조달청 혁신시제품으로 지정된 '스마트 음압격리모듈'을 조달청에서 직접 긴급 구매해 국군의무사령부 관할 군 병원에 순차적 설치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조달청은 '혁신장터(ppi.g2b.go.kr)'를 개통·운영 중이다. 공공기관의 혁신수요와 기업의 혁신제품을 연결하는 범부처 혁신조달 플랫폼으로 '실험실에서 시장으로(From the laboratory to the marketplace)'의 패러다임으로 혁신제품의 초기 공공시장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14세기 흑사병이 봉건제를 몰락시켰고, 100년 전 스페인독감이 노동력 감소로 자본집약산업을 불러왔던 것처럼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19'를 준비해야 한다. 앞으로 쏟아질 의료·바이오 확대와 비접촉 경제제도·시스템·상품에 대비해야 한다.

"이미 나와 있지만 익숙하지 않거나 낡은 규제로 막혀 있던 기술의 상용화와 확산이 빨라질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언은 마치 조달청의 '혁신시제품 구매사업'이 추구하는 바와 같다.

최근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다양한 조치들로 생산과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많이 서럽다. 한가지 놀라운 것은 최근 10년 중 법인기업을 가장 많이 설립한 달은 올해 2월이라고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위기 이후 변화와 혁신을 우리 국민 누군가는 대비하고 있어 미래의 희망을 갖게 한다.

국내 혁신기술 진단키트가 상용화된 것처럼 정부·공공기관과 기술개발자들의 '조달청 혁신장터'의 많은 활용을 기대해보며, 이제 코로나19 고통을 함께 이겨내 우리 자녀들의 유채꽃처럼 환한 웃음의 등교 길을 곧 볼 것이다. <박양호 제주지방조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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