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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세상] 낡은 전근대 성곽에서 근대의 북을 치다
김삼웅의 '수운 최제우 평전'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입력 : 2020. 04.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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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4년 동학농민혁명은 왜 일어났을까? 그 참여자들이 희생될 것을 알면서도 손에 손에 죽창을 들고 분연히 일어선 이유는 무엇일까? 동학군들이 꿈꾸었던 개벽된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모든 질문의 출발에 수운 최제우(1824~1864)가 있다.

독립기념관장을 지낸 김삼웅 신흥무관학교 기념사업회 공동대표가 쓴 '수운 최제우 평전'은 객관적 입장에서 수운을 그렸다. 천도교인들이 집필하거나 학술적으로만 접근해 수운을 특정 종단의 위인이나 과거의 인물로 치부해왔던 종전의 평전에 비해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한 인간으로 불러냈다.

훗날 천도교로 이름이 바뀐 동학은 조선 봉건사회의 부정과 부패 척결, 반외세 기치를 내걸었던 동학혁명에 이어 1919년 일제 식민통치를 거부한 민족의 자주독립 열망을 알린 3·1만세운동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 민족종교다. 동학을 세운 수운을 통해 당시 민중의 염원을 이해할 수 있는 이유다.

저자는 수운이 동학을 창도한 교조이기도 하지만 사회개혁 사상가였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의 사회사상은 조선 사회가 구조적으로 질병에 빠졌다는 '사회질병설'과 이를 구제하기 위해선 일대 개혁이 필요하다는 '개벽사상'이 주조를 이룬다. 수운은 조선왕조 500년 동안 유학 일변도의 풍토에서 양반에 대치할 수 있는 세력으로 민중을 내세우고 각성시켰다.

조선을 점령한 일제는 동학혁명과 3·1 운동이라는 두 차례에 걸친 한민족의 거대한 용솟음을 지켜보면서 동학사상에 불온의 딱지를 붙이고 대대적 박멸작전을 벌였다. 인적·물적 기반을 크게 잃은 탓에 해방 후에도 부흥이 쉽지 않았고 역대 독재정권은 동학을 불온시했다.

수운을 '낡은 전근대의 성곽에서 근대의 북을 친 사람'으로 칭한 저자는 "서구의 선지자와 사상가의 언행은 '경이적·선구적·초월적' 등의 용어로 포장하면서, 우리의 경우는 '낡음·고루함·비과학적' 등으로 인식하는 점이 안타깝다"고 했다. 두레. 1만8000원.

진선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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