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재의 목요담론]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위한 진정한 쉼터: 지질공원

[이수재의 목요담론] 지친 심신을 회복하기 위한 진정한 쉼터: 지질공원
  • 입력 : 2020. 04.09(목)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020년은 제주도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은 지 10년째가 된다. 제주도가 선도적인 역할을 한 덕분에 지금 우리나라는 총 12개소의 국가지질공원이 운영 중이다. 올해부터 충청남도도 지질공원 추진을 준비하고 있어서, 이제 지질공원은 전국 시도에 적어도 1개소 이상 운영될 예정이다.

청송과 무등산 지질공원은 세계지질공원으로 이미 지정됐으며, 한탄강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잠시 지연 되고 있지만 곧 인증이 확정될 예정이다. 고창과 부안을 기반으로 하는 전북 서해안권 지질공원과 부산 지질공원이 곧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므로, 적어도 우리나라는 지질공원 측면에서는 국제적 강국으로 진화 중이다. 2019년에는 북한의 백두산이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신청해 향후 지질공원을 통한 남북교류의 증진도 기대가 된다.

현재 세계는 코로나19로 인해 엄청난 영향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행사 계획도 연기나 취소 혹은 다음 해로 순연 등 차질을 받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 개최될 예정인 세계지질공원 대회(GGN 2020)도 가능하면 예정대로 개최돼 제주의 진정한 가치와 그동안의 노력이 더 큰 성과를 이루기를 기대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면 사람들은 각자의 취향과 여건에 따라 그동안의 스트레스를 풀어야 하는데, 자연을 기반으로 하는 지질공원이 좋은 장소 중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지질공원은 지오트레일이나 생태탐방로 혹은 역사·문화길이 조성돼 있고, 풍광이 좋고 맑은 공기가 있는 곳이 많으므로 지친 심신을 달래기에 아주 좋다. 이 사회적 격리기간이 짧게 느껴지도록 우리의 시간 규모를 지질시대로 잠시 확장해 보도록 하자.

제주도는 180만년 전부터 바다 밑에서 마그마가 올라오기 시작해 물속에서만 100만년 동안 만들어지기 시작했고, 이후 물위로 머리를 내민 다음 육상에서 용암이 쌓이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인류 중 호모 하빌리스가 사라지고 호모 이렉투스가 아프리카를 막 떠날 무렵에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제주도에도 인류 발자국 흔적이 발견된다.

우리나라에서 두번째로 세계지질공원이 된 청송의 주왕산은 7200만년 전에 만들어졌다. 만일 제주도를 나이가 한 살인 유아로 보면 장년인 40세에 해당한다. 이 시기는 공룡이 놀던 중생대 말엽인데, 청송에는 그 발자국 흔적이 남아있어 장구한 생명체의 활동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세번째로 세계지질공원이 된 무등산권 지역(광주, 화순, 담양)의 무등산은 약 8500만~8800만년 전에 형성됐다. 무등산은 세계 각국의 내로라 하는 주상절리에 대해 규모로서 입을 다물게하는 데, 최대 지름이 7m 내외에 이르는압도적인 육각형 기둥모양이 장관이다. 화순 부근의 공룡 발자국은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공룡이 엄청난 속도로 차를 따라가는 장면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곳으로 유명하다.

공룡의 멸종에 대한 여러 주장 가운데, 바이러스 감염설도 있었는데, 작금의 사태를 보면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쪼록 모든 국민이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 나가길 기원한다. <이수재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07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