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진의 한라시론] 정도를 걸어갈 사람을 뽑는 선거

[양용진의 한라시론] 정도를 걸어갈 사람을 뽑는 선거
  • 입력 : 2020. 04.02(목) 00:00
  • 강민성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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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제주도에서는 지역사회 감염 없이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도민들의 감염사례보다 방문자들에 의한 확산이 불안감을 키우고 있고 그로인해 지역경제 타격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우리 정부는 감염병에 대한 적절한 대응으로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보수 언론과 야당의 맹공 속에서도 굳건히 자신들의 의지대로 사태를 진정시켜 나가는 문재인 정부와 특히 질본(질병관리본부)의 의지와 태도를 보며 불안감을 씻어내고 안정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모름지기 국민들이 바라는 공직자의 자세가 바로 이런 것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범이 되고 있다. 경제적으로는 인정받았지만 정작 국제무대에서는 그에 걸맞은 대접을 받지 못 해 온 것이 사실이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된 것이다. 일부 반사회적 집단의 몰상식한 행동을 바로잡고 이대로 사태가 진정만 되어 준다면 글로벌리더 국가로서의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불과 5년여 전 '이명박근혜 정권'으로 불리던 시절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세계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던 때를 기억하면 실로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어쨌든 아직 코로나 사태는 진행 중이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총선은 치러진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고공 행진을 하고 있지만 정치권은 여전히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대면 선거운동이 어렵고 준 연동형 비례제도의 도입으로 유권자가 바라보는 정치판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유래가 없는 '위성정당'이라는 꼼수를 부리는 야당과 그 꼼수에 같은 꼼수로 대응하는 여당의 행태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꼼수에는 정도(正導, 正道)로 답해야 했다. 불안하다고 해서 꼼수에 꼼수로 답한다면 '그 나물에 그 밥'으로 밖에 안 보인다. 좀 더 성실하게 유권자에게 호소하고 유동층의 민심을 붙잡았어야 했다. 골수 추종자 30%의 몰표로 '미통당'이 제 1당이 되더라도 여당이 진짜 촛불 정당이라고 자신한다면 '정도'를 보여 줬어야 했다. 김대중, 노무현, 노회찬 등 우리가 기억하는 정치의 거목들이 그랬고 무엇보다 지금의 정부가 코로나19를 대응하는 모습이 바로 정도를 선택하여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욕에 사로잡혀 수단 방법 가리지 않는 정치인보다는 바보라고 불려도 정도를 걸어간 사람을 우리는 존경하고 결국 그를 선택한다.

우리 지역 정치, 선거판도 마찬가지다. 때만 되면 나타나서 눈치 보는 후보들이 난무하고 말 바꾸기와 선심성 공약으로 유권자들을 어지럽힌다. 결국 그들이 노리는 것은 권력일 뿐이다. 정책을 보라고 하지만 선거판에 내놓는 정책공약 가운데 실현 가능한 것이 몇 %나 될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필자는 후보들의 걸어온 길에서 진정성을 찾는다. 그들의 약력이 아니고 약력 뒤에 숨어있는 진정성을 보아야 한다. 가령 선거와 코로나19 사태로 국민들의 관심밖에 묻혀버린 '4·3', 또는 그 밖의 제주의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기 위해 평소에 어떤 길을 걸어 왔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앞으로 하겠다고 공언하는 것보다 해 온 것들의 가치를 조명 해 보면 '정도'를 걸어갈 사람이 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용진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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