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마늘 쌀생산조정제에 '역차별' 신세

제주마늘 쌀생산조정제에 '역차별' 신세
'제주마늘경쟁력강화협의회' 결성… 역할 주목
남도종 차별화·대서종 재배전환 등 대응 모색
  • 입력 : 2020. 03.26(목) 17:32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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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마늘농가들이 소득안정을 위해 재배면적을 줄이며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정부의 '쌀생산조정제' 시행에 따라 되레 '역차별'을 받고 있다. 제주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마늘가격 안정제에 따른 100㏊에 대한 면적조절이 이뤄졌다.

26일 제주농협에 따르면 제주산 마늘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2006년 3954㏊·6만8000t에서 13년만인 지난해 2024㏊·3만6000t으로 절반 수준이다. 반면 지난해 타지역의 재배면적은 2만7689㏊에 생산량은 38만7671t에 이른다. 2015년 재배면적 2만638㏊와 생산량 26만6272t에 견줘 매년 증가세를 보이며 제주마늘농가의 수익을 잠식하고 있다. 쌀 재배를 대신해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는 '논 타작물 재배 지원사업'의 시행으로 제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제주도농업기술원, 농협, 농가 등이 공동으로 올해 (가칭)제주마늘경쟁력강화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결성해 문제점 해결에 적극 대응한다. 월 1회 이상 모여 파종에서부터 생산·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점을 협의하는 아이디어 뱅크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제주마늘산업을 지키기 위한 남도종 차별화 전략과 대서종으로의 품종 갱신 재배 등 크게 두가지 사안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아울러 행정과 농협 차원의 마늘 수확기 산지공판장 개장·운영 등을 통한 다각적인 농가지원도 요구되고 있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올해부터 마늘은 쌀생산조정제의 지원 제외작물에 포함됐지만 기존에 보조금을 받은 농가에서의 마늘재배는 지속되기 때문에 제주가 여러모로 열세에 있다"며 "때문에 협의회를 중심으로 남도종의 차별화와 함께 대서종으로의 품종 전환을 신중하게 고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대서종으로 품종을 변경한다면 파종·수확에 따른 기계화 작업 문제 해결을 시작으로 건조작업을 통한 보관기관 연장으로의 유통물량조절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제주 마늘재배농가에서의 다른 작물로 재배 품목을 바꾼다면 또다른 특정 작물의 과잉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국내에서 재배 중인 마늘은 대서종과 남도종으로 크게 두가지다. 제주도는 김치 등에 사용하는 양념류에 많이 쓰는 남도종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대서종이 남도종에 비해 기계화 작업은 물론 소비자 선호도, 단위면적당 소득 등이 뛰어나다. 3.3㎡당(1평 기준) 생산량의 경우, 대서종은 9~10㎏인 반면 남도종은 4~5㎏에 불과하다.

때문에 시장에 나올 때는 모두 깐마늘 형태로 유통되면서 품종에 대한 차별성 없다. 제주지역 재배농가가 다소 불리한 구조다. 생산단가에서도 밀린다. 제주 남도종의 ㎏당 생산단가가 2500원 수준으로 최소 3000원 정도 수매가격을 받아야 한다면 타지역의 대서종은 ㎏당 2000원을 받아도 농가소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쟁력 차원이나 기계화 작업이 용이한 대서종 비율이 예전 3대7에서 이제는 역전하며 국내 마늘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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