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코로나 한달] "언제 확진자 동선 될까 불안"

[제주 코로나 한달] "언제 확진자 동선 될까 불안"
[제주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한 달] 서귀포시 분위기
시장은 확진자 발생 직후의 충격 딛고 조금씩 회복세
일부 외식업계선 자율 가격인하 등 손님 유치 안간힘
마스크 나눔·합동방역 등 위기상황서 공공·민간 협업
  • 입력 : 2020. 03.19(목) 19:06
  • 문미숙기자 ms@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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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은 서귀포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직후인 지난달 24일 손님들이 자취를 감추다시피 했던 것에 견줘 한결 활기를 되찾은 모습이다. 문미숙기자

제주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다녀가는 서귀포시.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등 일상생활을 잠시 멈춘 상태지만 전국의 관광객들이 오가는 관광지라는 특성상 언제든 확진자 동선에 포함될 수 있다는 우려감은 여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분야를 가릴 것 없이 사상 초유의 비상상황을 맞이한 가운데 특히 확진자가 다녀간 편의점과 식당 등이 겪는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곧장 방역을 마쳤지만 여전히 손님들이 기피하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관광객에게 오지 말랄 수도 없고…. 이 상황이 빨리 끝나길 바랄 뿐"이라는 한 자영업자의 말이 현 상황을 대변해준다.

 전통시장의 상황은 어떨까? 19일 오전에 찾은 서귀포향토오일시장. 골목마다 자리잡은 과일과 야채 등을 파는 노점들은 너나없이 마스크를 끼고 손님맞이에 나섰다. 지난달 22일 도내 두 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서귀포시에서 발생한 직후인 24일에는 시장에 손님 발길이 끊기다시피 했고, 일부 상인들이 장사를 접으면서 을씨년스럽던 분위기와는 조금은 달라진 풍경이었다.

 채소류를 파는 상인은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손님이 절반정도 줄었지만 지난주보다는 조금 낫다. 예전 상황을 되찾으려면 당분간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순대국밥집 주인은 "예전같으면 점심시간에 대기손님들이 줄설 정도였는데…"라고 했다. 오복균 서귀포 향토오일시장상인회장은 "50% 넘게 손님이 줄긴 했지만 시에서 방역과 마스크 지원, 연합청년회에서 이달 초 손소독제를 무료 제공하는 등 지원에 힘입어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역의 20여 화훼농가도 코로나19의 불똥을 피해가지 못했다. 농가들은 백합과 심비디움을 일본에 주로 수출해 왔는데, 국제항공노선이 모두 끊기며 수출이 중단된데다 내수도 얼어붙어 엎친데덮친 격이다.

 하지만 사상 초유의 감염병 상황을 겪으며 민간과 공공의 협업은 더욱 힘을 발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관광객 급감으로 직격탄을 맞은 외식업체 48곳은 자율 가격인하에 들어갔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서귀포시지부와 대한제과협회 서귀포시지부, 표선상가번영회, 아랑조을거리상가번영회 소속 회원사들이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서귀포지부 강경수 총무부장은 "회원사 대부분이 60~70% 손님이 줄면서 종업원을 1명 이상 내보낸 상태"라며 "서귀포시에서 가격인하 홍보 현수막도 지원하면서 앞으로 참여업소가 좀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의 13개 시민단체들은 이달 초부터 필터(KF94 이상) 교체가 가능한 면마스크 1만장을 만들어 시를 통해 취약계층에 전달하는 등 곳곳에서 마스크 재능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방역활동에도 민관이 나서고 있다. 2월 7일부터 '우리동네 우리가 지키다'를 통해 민관합동 방역활동을 벌여오고 있는 서귀포시는 18일엔 민관군 합동 특별일제방역을 실시했다. 17개 읍면동 자생단체 회원 1000명과 군인 25명, 공무원 500여명이 참여해 살균소독차 8대로 유동인구가 많은 인도변과 마을회관, 공영버스, 주차장, 전통시장, 복지회관 등 공공시설·다중이용시설 1800여곳과 방역소독을 희망하는 옷가게, 마트, 음식점, PC방, 당구장 등 개인 상가 2100개소에서 방역을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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