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전역 2주간 전국 모든 식당·술집 폐쇄

이탈리아 전역 2주간 전국 모든 식당·술집 폐쇄
마트·약국·주유소 등은 정상 영업…총리 "수주 내 효과날 것"
  • 입력 : 2020. 03.12(목) 20:42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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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는 이탈리아가 전례 없는 전국 이동제한령을 내린 데에 이어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내렸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11일(현지시간) 밤 총리 집무실인 키지궁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최소 2주간 식품판매점과 약국 등 생필품 판매업소를 제외한 모든 상점에 휴업령을 내린다고 발표했다.

콘테 총리는 9분간의 담화에서 "술집, 식당, 미용실, 구내식당이 모두 문을 닫게 될 것"이라며 "희생을 보여주는 모든 이탈리아인에 감사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처는 12일부터 25일까지 적용된다.

식품판매점과 약국 외에 건물·차량 수리업소, 담배 또는 신문판매업소, 휴대전화 대리점, 식품 배달, 주유소 등은 영업 활동을 유지하며 공장의 생산 활동도 제한을 받지 않는다. 대중교통 역시 필요 최소한으로 운행된다.'

콘테 총리는 "몇 주 안에 이번 조처의 효과가 드러날 것"이라면서 "모든 국민이 이를 수용하고 따른다면 이른 시일 내에 현재의 비상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달 22일 바이러스 전파 상황이 가장 심각했던 북부 11개 지역에 대한 주민 이동제한령을 내린 데 이어 밀라노·베네치아를 비롯한 북부 이동제한령 확대(8일), 이동제한령 전국 확대(10일) 등 강도 높은 조처를 잇달아 도입한 바 있다.

그런데도 바이러스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자 규제 조처를 한단계 높인 것이다.

이번 조처는 바이러스 확산 거점인 북부의 '레드존' 지역에 이미 내려져 있던 조처를 전국으로 확대했다는 의미가 있다. 사실상 이탈리아 전역을 '레드존화'한 것이다.

바이러스 피해 상황이 가장 심각한 롬바르디아주의 아틸리오 폰타나 주지사는 콘테 총리 발표 수시간 전 "바이러스가 현재 속도로 계속 퍼지면 시스템이 붕괴할 것"이라면서 식품판매점과 약국 등을 빼고 모두 폐쇄해달라"고 중앙정부에 청원한 바 있다.'

앞서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경기 부양과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250억 유로(12일 환율 기준 약 34조272억 원)의 긴급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금 가운데 120억 유로(약 16조3천330억원)는 즉시 집행하고 나머지는 코로나19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질 경우에 대비해 비축해놓을 예정이다.

자금의 일부는 관광객 급감으로 직격타를 맞은 소규모 자영업자와 저소득 가계, 의료시스템 등의 지원에 사용된다. 코로나19로 크게 위축된 수출 진흥 목적으로도 쓰이게 된다.

자금난에 빠진 이탈리아 은행을 위해 국가가 보증인이 되는 '부분 국가보증' 정책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외 활동과 사교 모임을 즐기는 이탈리아의 생활방식은 일순간 중단됐다.

점점 더 엄격해지는 정부 방침은 이탈리아인들의 일상을 서서히 갉아먹고 있다.

이날 로마 시내 거리에는 인적이 드물었으며, 퇴근하는 이들로 붐벼야 할 버스도 텅 빈 상태였다고 AFP통신은 묘사했다.

시민들도 자연스럽게 서로 거리를 유지하며 대화하기 시작했고,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에서는 방역복을 입은 미화원들이 소독 작업에 나선 모습이 포착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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