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균의 한라시론]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중국의 태도와 우리의 처신

[한동균의 한라시론]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중국의 태도와 우리의 처신
  • 입력 : 2020. 03.12(목) 00:00
  • 강민성 수습 기자 kms6510@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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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우한발 바이러스인 코로나19가 한국에서 매서운 속도로 증식하고 있다. 과거 신종플루 때는 타미플루라는 치료제가 있었고, 메르스 또한 퇴치에 성공했지만 신종플루보다 3배 빠르고 20배 독한 코로나19는 언제 백신이 나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 전염병이 폭발하면 무조건 감염원부터 차단하고 봐야 한다는 게 의사와 질병관련 전문가들의 일관적인 견해지만 중국발 입국자를 전면 제한하자는 국민여론과 최근 한국인 또는 한국 경유 외국인 입국 절차를 강화하는 국가와 지역들이 늘어나며 코리아 포비아로까지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이와 정반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여러 측면에서 고려했을 것이다. 중국의 맞대응이 자칫 우리 국민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실익이 없을 뿐만 아니라 25%에 달하는 대(對)중국 무역의존도를 줄이기 쉽지 않고, 거리두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말이다. 하지만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이면에 갈등과 혼란을 부추긴 정부와 여당의 태도는 상당히 이례적이며, 특히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대한의사협회의 권고를 무시하다 결국 국내 지역감염이 시작된 이후 최근까지 '실기(失期)론'에 대해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현재 신규 확진자는 발원지인 중국보다 중국 밖 국가에서 더 빠르게 늘기 시작했고, 갑자기 전세가 뒤바뀌자 이제는 중국이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는 기막힌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 즉, 중국 내 한국인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것이다. 정말 이해할 수 없다. 국가관계의 기본은 상호주의로 외교도 상식과 상호존중, 균형과 보편성에 기반해야 하지만 우리정부와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인들의 입국 조치를 강화한 것은 명백한 상호주의 위반이라는 걸 중국이 모를리 없기 때문이다.

중국도 가까스로 확산세를 잡았기 때문에 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으려고 하는 건 당연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에 대한 반응은 많이 당혹스럽다. 하지만 과연 중국을 원망하고 탓하기만 할 수 있을까? 중국 또한 전염병과 사투를 벌이는 처지로 그만큼 처절할 수밖에 없기에 외교적 관례를 벗어난 행동을 한 것으로 이해한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는 예전에도 여러 번 경험해봐서 그런지 그다지 놀랍지 않다. 중요한건 우리는 중국의 어려움을 우리의 어려움으로 대했지만 중국에 있어 한국의 어려움은 그저 한국의 어려움일 뿐인 것이라는 점에 있다.

부실한 초기대응으로 확진자가 발원지인 중국 못지않은 기세로 늘어난 데다 한국이 국제적 고립지역으로 몰리는 상황이 안타깝지만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다. 현재 중대본을 중심으로 하루 약 1만건의 세계 최고 진단능력을 발휘하며 코로나19 발생 현황과 추이를 투명하게 공개해 각국의 찬사를 받고 있고, 발병위험이 큰 집단을 훑어서 감염자를 앞서 찾아내 치료하는 고위험군 중심의 저인망식 선별 전략을 펼치는 전문가들의 선제적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비록 마스크 공급과 병상 및 전문인력 확보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많지만 회피하지 않고 한국의 건강한 의식을 가진 대부분의 국민들이 보여주는 코로나19 대처방식이 훗날 전 세계 유행병 대처방식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한동균 제주평화연구원 박사후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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