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다크 투어리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사설] 다크 투어리즘, ‘첫 단추’를 잘 꿰어야
  • 입력 : 2020. 03.11(수) 00:00
  • 편집부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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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다크 투어리즘 육성·지원을 위한 조례 제정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수 많은 아픈 역사를 가슴에 품고 살아 온 도민 입장에선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주도의회 4·3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민구 의원에 의해 대표발의된 '제주도 다크 투어리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5년마다 다크 투어리즘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다크 투어리즘 관광지를 지정·육성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습니다. 조례 목적은 제주지역의 역사적 사실이나 장소 등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다크 투어리즘 활성화에 필요한 행정·재정적 지원 사항을 정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관광환경 조성과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을 주기 위함입니다.

제주지역은 다크 투어리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역사적 자원들, 일제 강점기나 4·3의 현장들이 곳곳에 산재해 있습니다. 대정읍 지역만도 알뜨르비행장 격납고를 비롯해 섯알오름학살터, 백조일손지묘, 일제 해안진지동굴 등 여러 곳입니다.

다크 투어리즘은 제주의 암울했던 역사들을 미래를 위해 제대로 보여주고, 과거를 극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또 제주형 다크 투어리즘은 기존 휴양형 관광, 생태관광에 이어 새로운 지속가능한 관광환경 조성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다크 투어리즘 활성화는 일반 관광과는 형태와 분위기면에서 사뭇 다르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역사적 사실에 대한 정확한 제공, 하나의 사건·사실과 다수의 장소를 묶는 알찬 프로그램 구성, 해설사(안내원) 교육, 상업적 접근 자제 등 준비돼야 할 사안들이 적지 않습니다.

도민들에게 아픈 기억의 장소지만 꼭 기억해야 할 '네거티브 유산'들, 이제 역사교훈의 현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조례 제정의 '첫 단추'가 알차게 끼워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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