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웹소설 시도 의미… ‘중국 3부작’ 계획”

“한라일보 웹소설 시도 의미… ‘중국 3부작’ 계획”
제주 강준 소설가 1년 걸쳐
'갈바람 광시곡' 50회 연재
  • 입력 : 2020. 03.08(일) 19: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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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걸쳐 한라일보 웹소설 '갈바람 광시곡' 연재를 마친 강준 소설가. '중국 3부작' 마지막이 될 장편을 구상하고 있다.

순수소설 웹게재 관심 모아
초고 바탕 시사 이슈 더해
차기작 조선족 이야기 구상

그는 경기도 이천 부악문원으로 향할 채비를 하는 중이었다. 부악문원은 전국 문학인을 공모해 일정 기간 집필실을 제공하는 곳이다. 지난해 3월부터 약 1년에 걸쳐 한라일보에 웹소설 '갈바람 광시곡' 연재를 마친 뒤 다시 새로운 창작을 위해 4개월 동안 그곳에 머물 거라고 했다. 그는 이달 16일 입주 예정이지만 코로나19 확산세에 변동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근래 제주에서 가장 활발하게 소설 작업을 벌이고 있는 제주 강준(본명 강용준) 작가다.

"웹소설하면 SF장르를 떠올리는데 순수소설이어서 관심이 더 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서울에서까지 연락이 오고 주변 반응이 좋았어요. 개인적으로도 제주에서 처음 웹소설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둡니다."

권용찬, 왕금산, 장종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갈바람 광시곡'은 제주를 배경으로 세 사내 집안의 삼대에 걸친 인연과 우정, 부동산 붐을 일으켰던 중국 자본의 실체를 쫓는 과정을 기둥으로 세운 소설이다. 고재만 화백은 매번 삽화를 그려 넣어 웹으로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볼거리를 줬다.

강 작가는 초고를 작성한 상태에서 연재를 시작해 문장을 다듬고 내용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온라인으로 소설을 공개했다. 이 여정에서 제주사회 이슈 등 현장 취재 결과가 반영됐다. 음식점에 중국인 취업이 늘면서 벌어지는 일이나 중국인들이 이용하는 마사지방 운영 모습은 인터뷰를 통해 생생한 사례가 그려졌다. 앞날이 유망한 조선족 축구 선수가 한족에게 멸시를 받았던 일화는 강 작가가 연변 여행 중에 직접 들었던 말이다. 중국 '꽌시'의 폐해만이 아니라 제주 '괸당' 문화가 공동체를 강화하는 반면에 배타성을 낳았다는 점도 소설을 연재하면서 더해졌다.

'갈바람 광시곡'은 회 당 4500~5000자 분량으로 50회를 이어갔다. 그 시기 열정을 쏟으며 쓴 작품이지만 강 작가는 아쉬움도 남는다고 했다. 제주 문화가 품은 아름다움이나 제주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일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말했다. 내년쯤 단행본으로 묶을 때 보강할 계획이다.

강 작가는 2012년 교직에서 명예퇴임하고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 1987년 등단한 희곡보다는 뒤늦게 데뷔한 소설로 더 왕성한 작업을 펼치며 장편소설만 해도 '붓다, 유혹하다', '사우다드' 두 권을 냈다. 2018년엔 한국소설작가상을 받았다.

계간지에 희곡을 발표하는 등 문단과 처음 인연을 맺은 장르를 여전히 붙들고 있지만 소설에 대한 그의 열망은 크다. 강 작가는 '사우다드', '갈바람 광시곡'에 이어 '중국 3부작'으로 여기는 장편 구상 계획을 전했다. 한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연변 조선족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제주만큼 소설로 쓸거리가 많은 지역이 없다"면서 "젊은 작가들이 특정 소재에 매몰되지 않고 긴 호흡으로 제주 문학의 영역을 확장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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