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있어 코로나19 극복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 있어 코로나19 극복할 수 있습니다"
퇴직간호사부터 캔 모아 성금 전달한 시민까지…
박금환 전 소장 퇴직 2개월만에 의료현장 복귀
코로나19 극복 특별성금 등 온정의 손길 이어져
  • 입력 : 2020. 03.03(화) 16:21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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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인재개발원에서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을 돌보고 있는 박금환 전 제주보건진료소장. 그는 정년 퇴직한 지 2개월만에 의료현장에 복귀했다. 박 전 소장 제공

만사를 제치고 코로나19 최전선에 달려간 퇴직 간호사에서부터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겠다며 성금과 물품을 후원한 개인과 기업·단체들까지, 제주지역 사회에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기 위한 온정의 손길이 쏟아지고 있다.

▶의료 현장 복귀한 퇴직 간호사="몸은 고되지 않아요. 빨리 이 사태가 끝나길 바랄 뿐이죠" 박금환(61) 전 제주보건진료소 소장은 2개월여 간의 짧은 휴식을 뒤로 하고 다시 의료 현장에 복귀했다. 박 전 소장은 지난달 26일부터 제주도인재개발원에 배치돼 오후 9시부터 오전 9시까지 12시간씩 2교대로 근무하고 있다. 도 인재개발원은 코로나19 확진 환자와 접촉한 관광객 등 자가격리자를 임시 수용해 관리하는 곳으로, 박 전 소장은 이 곳에서 자가격리자에게 식사와 생필품을 제공하고 건강상태를 매일 확인하는 일을 맡았다.

 박 전 소장은 지난 38년간 보건소 등에서 간호사로 일하다 지난해 12월말 정년 퇴직했다. 그러나 휴식을 보내는 것도 잠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의료현장의 어려운 상황이 그를 붙잡았다.

 박 전 소장은 "현장에 복귀해달라는 보건당국의 요청을 흔쾌히 응했다"면서 "38년간 의료인으로서 일한 경험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복귀 결정을 내렸을 땐 가족들의 만류가 심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그 곳에서 확진자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왜 굳이 갈려고 하느냐"며 극구 말렸지만, 박 전 소장은 "내가 필요하다고 하는 데 외면할 수 없다"고 가족들을 설득했다. 그런 가족들은 이젠 든든한 응원군이 됐다.

 박 전 소장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근무한다는 사실에 가족들이 안심한 것 같다"면서 "이제는 '잘 근무하고 오시라' '어머니 최고'라며 응원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박 전 소장은 힘든 것이 없다고 했다. "그는 대구에 있는 의료진들이 힘들지, 저는 힘들지 않다"며 "현재로선 여기에 격리된 분들이 하루 빨리 최종 음성을 판정 받아 일상으로 복귀하는 게 가장 큰 염원"이라고 했다.

손소독제 등을 기탁한 제주도약사회=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코로나19 극복하자 후원 물결=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이웃을 돕기 위한 각계 각층의 후원도 줄을 잇고 있다. 3일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코로나 19사태 극복을 위한 특별모금이 시작된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오전 11시까지 1532만5002원의 성금이 모였다. 또 손소독제 등 1499만원 상당의 후원 물품이 도착했다. 제주도약사회는 1500만원 상당의 손소독제와 소독 티슈를 모금회에 전달했고, 제주표선 육각사 신도회는 십시일반 모은 성금 700만원을 기탁했다. 도내 모 기업은 손소독제 3000ℓ기부를 약속했고, 이날 한 시민은 그동안 모은 재활용 캔을 팔아 마련한 돈이라며 성금 50만원을 전달했다.

또 지난달에는 익명의 독지가가 마스크 1만5000장을, 제주어류양식수산업협동조합이 양식 어가들이 양식장 관리용으로 보관해왔던 마스크 1180장을 3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함덕리에 기부하는 등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코로나 19 특별모금은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성금 모금계좌는 농협(963-17-007087), 제주은행(03-01-108315)이며, 대한적십자사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성금 계좌는 농협(959-01-047593), 제주은행(01-01-290625)이다. 마스크 또는 소독제와 같은 현물 기부도 가능하다. 문의=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사업팀(064-755-9810)·대한적십자사제주특별자치도지사 총무팀(064-758-3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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