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제주박물관 전시를 보고

국립제주박물관 전시를 보고
조선대로 시간을 돌려보자.
  • 입력 : 2020. 02.18(화) 08:57
  • 김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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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유식)에서는 2019년 11월 28일부터 2020년 3월 1일까지 제주유배인 이야기를 주제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프롤로그를 시작으로 동선을 마련하였는데 1관 ‘먼 길 낯선 여정, 제주유배를 들여다 보다.’ 2관 ‘낯선 땅, 가혹하고도 간절했던 시간을 기다리다.’ 3관 ‘제주 유배, 그 이후’ 마지막은 에필로그로 준비되었다. 가혹한 가뭄이 지속되며 농민들 가슴을 멍들게 하다가 오랜 기다림 끝에 단비가 내려 일손이 분주하듯, 제주 유배인 이야기 전시도 그와 같은 심정이라고 필자 느꼈다.



그동안 제주지역에서 유배인 관련하여 전시도 하고 책자도 준비되어 세상에 내놓았지만 금번 국립제주박물관처럼 다양한 자료를 준비하여 전시한 내용은 없었다고 생각이 든다. 전시를 준비한 오연숙 학예연구사께 물어보았다. 어떻게 유배인에 관련하여 전시 주제를 가져오게 되셨는지? 2018년 말부터 박물관에 뭔가를 전시해야 하는데 마땅한 키워드가 떠오르지 않아 고심 끝에 그래 300여 명이 넘게 제주로 유배 온 인물들과 그들이 제주 낯선 땅에서 살며 남긴 족적을 펼쳐 보자라고 필이 와서 어렵게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준비과정도 1년이 걸렸다는데 지금까지 제주에서 볼 수 없었던 내용들이 즐비하게 걸려 있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숨겨둔 보물을 찾은 기분일 것이다.



오학예사는 특히 제주에는 이주민들이 많이 오셔서 다문화를 이루고 있는데 고려, 조선시대 제주로 유배 온 사람들 심정과 지금 낯선 땅 제주로 이주한 사람들 심정을 비교하면서 관람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요점정리를 해주셨다. 그래서 필자도 관람을 하다 잠시 쉬는 장소에서 모자가 앉아 유배자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물어 보았다. 자제분에게 유배관련 내용을 알려주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 어디서 오셨습니까? 진주에서 제주로 온지 20여일 되었다면서 국립제주박물관 소개를 받고 왔는데 너무 좋은 전시를 하고 있어 횡재한 기분이라고 하셨다. 그러면 당시 유배 온 사람들 심정과 지금 손님께서 제주에 거주하며 느끼는 심정은요? 지금은 문화가 발전하여 당시 유배인 심정은 아니더라도 고향을 등지고 정이 붙지 않아서 유배자 심정이라고 하신다. 그렇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세월을 붙들고 있는 유배자 심정을 조금은 느낄 것 같은 기분일 것이다.



전시 시작점부터 매일 몇 백 명씩 찾아와 문전성시를 이루다가 막판에 고비를 맞아 애먹는다는 박물관 관계자 심정이다. 코로나로 인하여 순식간에 관람객 발걸음이 뚝 그쳤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관람객이 줄어도 코로나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위로를 갖고 있다고 본마음을 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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