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관광 선구자' 이동규 전 회장 별세

'제주관광 선구자' 이동규 전 회장 별세
제주 최초 제주관광안내소·외방여행사 설립
2000년 관광산업분야 제주도문화상 수상도
  • 입력 : 2020. 02.11(화) 18:49
  • 백금탁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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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의 창시자'인 이동규 전 제주라이온스클럽 회장이 지난 10일 오후 10시12분쯤 영면에 들었다. 향년 100세.

1920년 출생한 이 회장은 1995년 도민소득을 증대를 위해 관광산업 육성을 제안했고,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제주관광안내소'를 창립했다. 또한 제주 최초 여행사인 (주)외방여행사를 만들었고, 현재 아들 이용림 대표가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11일 제주도 지방행정동우회가 최근 발간한 '제주 70년 발전실록'에 따르면 이 회장은 1955년 4월 당시 35세의 나이로 제주시 칠성통에 '제주관광안내소'라는 관광사업체를 차렸다. 관광사업에 관한 법규조차 없던 시절에 관광안내요금도 받지 않고 자동차를 빌려주는 일을 하면서 관광안내도와 관광엽서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곳에서 만든 제주 최초의 관광안내 팸플릿에는 제주관광 안내문, 영주10경, 한라산 안내도가 게재됐다.

당시 제주북초등학교에서 열린 전국교육자대회에 참석자들에게 그 내용이 알려지면서 큰 호응과 함께 제주관광에 대한 관심을 이끌었다. 그 결과, 주변에 있는 토산품 가게마다 흑산호로 만든 담배파이프와 브로치들이 거의 팔렸다.

이 회장은 그야말로 '제주관광의 선구자'로서 상인은 물론 도민에게 제주관광 발전에 대한 희망의 불씨를 지핀 장본인이다.

고 이동규 회장이 설립한 제주관광안내소. 사진=제주도 자료 사진.

1956년에는 제주관광안내소에서 33쪽 분량의 제주관광안내책자를 다시 발행했다. 처음 제작한 팸플릿과 달리 제주도와 시가지 안내도는 물론 도내 유명관광지의 흑백사진을 비롯해 천연기념물, 영주십경, 민요, 민속놀이, 오일시장, 버스노선과 시간표, 정기해상교통, 부정기항공편 등을 자세하게 담았다.

이어 1957년 11월에는 제주관광안내소가 대한여행사와 제주지사 설립계약을 맺어 단체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계기를 만들었다. 제주관광에 관심 있는 사업가들도 나타나기 시작했고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처음으로 제주를 찾는 단초를 제공했다.

이러한 이 회장의 업적을 기반으로 제주관광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 속에 제주도가 관광산업육성에 역점을 두면서 제주도관광협회를 설립했다. 이 회장은 관광안내원 교육, 관광안내소 설치, 교통·숙박시설들이 본격적으로 갖춰지는 그 역할의 중심에 섰다.

이처럼 이 회장은 관광의 황무지인 제주의 관광대상물을 선정해 관광코스화 하는 한편, 미풍양속과 신화·전설을 정리해 제주도 관광안내서를 발간하는 등 제주이미지를 널리 부각시킴으로써 제주관광산업의 토대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울러 획기적인 지역발전을 위해 제주에 KNA(대한국민항공사) 유치를 기획, KNA측의 완강한 반대를 설득시켜 제주에 처음으로 항공기를 취항케 해 지역경제 발전을 가속화 시키는데 큰 도움을 줬다. 그리고 여행사 창업을 통해 국내 단체관광객 유치의 첫 문을 열었고 신혼여행과 정기 관광상품을 창안하는 등 관광객 유치에 선두주자 역할을 수행했다. 이 회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으면서 2000년 관광산업 분야에서 제주도문화상을 수상했다.

발인은 13일 오전 9시 부민장례식장. 장례미사 동문성당 오전 10시. 유족으로는 아들 이용우 전 삼성생명 상무 010-5326-9670, 이용림 외방여행사 대표 010-4691-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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