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낀 해비치페스티벌 공청회… 제주 예술단체는 없었다

마스크 낀 해비치페스티벌 공청회… 제주 예술단체는 없었다
한문연 4일 문예회관서 해비치아트페스티벌 혁신방안 마련 공청회
제주 할당 확대 속 제주 공연장 기획 등 실질적 개최효과 고민해야
  • 입력 : 2020. 02.04(화) 17:55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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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이승정 회장(왼쪽)과 최대원 예술진흥부장이 공청회에 참석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진선희기자

마스크는 있었지만 제주 예술단체는 없었다.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회장 이승정, 한문연) 주최로 4일 오후 2시부터 1시간 30분 가량 제주도문예회관 소극장에서 진행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공청회다.

이날 공청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다수의 행사가 취소·연기되는 중에도 마스크, 손세정제 등을 비치해 예정대로 치렀다. 지난해 10월 신임 이승정 회장 취임 이후 해비치페스티벌 혁신안 마련을 위해 태스크포스팀 운영, 서울 공청회를 열어온 한문연은 그 마지막 여정으로 개최 장소인 제주를 찾아 의견 수렴에 나섰다. 지역 언론 문화 담당 기자, 예술단체 등을 대상으로 마련된 행사였지만 주최 측이 집계한 참가자 26명 중에서 예술단체 회원들은 없었다.

한문연에 따르면 해비치페스티벌의 핵심 프로그램인 아트마켓을 통해 2019년 12회 축제에서 거둔 경제적 효과는 276억원이 넘는다. 10년 넘게 제주에서 치러지는 공연예술축제로 이름을 알려가고 있지만 제주 공연단체 활성화 등 지역 문화계 체감도가 낮다는 점은 그동안 꾸준히 지적되어 왔다.

지난해 현황을 보더라도 제주는 공연 홍보와 상담 기회 등이 주어지는 예술단체 부스전시에 2곳만 참가했다. 공연유통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아트마켓 쇼케이스엔 36팀이 올랐는데 제주는 1팀 뿐이었다. 프린지 공연은 제주에 7개 단체를 할당했지만 4개 단체만 신청했다. 문화예술시상식 역시 제주가 소외되긴 마찬가지였다.

축제명을 따온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 제주 기업인 현대자동차 그룹에서 지원하는 예산과 똑같이 제주도가 2억원을 내고 있지만 도내 공연 단체는 별다른 개최 효과를 못보고 있다. 그나마 제주도민들이 이 기간 초청작 등을 무료 관람해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제주 공연계 입지는 달라지지 않은 채 다른 지역 문예회관 종사자들만 '휴양지 제주'를 즐기고 간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청회에 참석한 김태관 제주아트센터 공연기획자는 "도내 공연 단체가 300개에 이르는데 예술단체들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면서 "해가 갈수록 제주 지역 참가가 늘고 있는데 지역 콘텐츠로 만든 창작 무대가 나왔으면 좋겠고 제주 어디서든 할 수 있는 프린지 공연도 확대되길 바란다"고 했다.

도문예회관을 운영하는 제주도문화진흥원의 공연기획과 김지영씨는 "지역 특성 상 제주에서 한 번에 많은 공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이 해비치페스티벌"이라며 "수준 높은 공연으로 관객 개발도 이루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공청회 참석자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설명을 듣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문연은 13회 째인 올해 6월 8~11일 해비치페스티벌 공식참가작, 아트마켓 부스전시에 제주도 할당을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도내 예술단체들의 이번 공청회 불참에서 알 수 있듯 지역 공연계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한문연에 가입한 도내 3개 공공 공연장이 한문연과 손을 잡고 제주 공연 작품 개발, 예술단체 발굴과 같은 기획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이를 해비치페스티벌 아트마켓과 연결할 필요가 있다.

이승정 회장은 "올해는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공청회는 마무리되지만 해비치페스티벌 개막 전까지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 의견을 받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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