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용 구충제 품귀 이상현상.. "부작용 우려"

사람용 구충제 품귀 이상현상.. "부작용 우려"
'구충제로 비염 등 치료 효과' 온라인 글 기인 판매 급증
의사·약사 등 의료 전문가 "기생충 치료로만 사용" 경고
  • 입력 : 2020. 01.30(목) 18:26
  • 김현석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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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온라인상에서 사람용 구충제 알벤다졸로 암·비염·아토피·당뇨 치료에 효과를 봤다는 글들이 잇따르면서 알벤다졸 매출이 급증, 품귀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알벤다졸 오·남용 시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0일 제주시내 약국 10여 곳을 확인해본 결과 일부 대형 약국을 제외하고는 알벤다졸이 이미 다 팔렸거나, 재고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약국 관계자들은 지난해 동물용 구충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후 사람용 구충제인 알벤다졸에 대한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시내 한 대형 약국 관계자는 "최근 알벤다졸 판매량이 5배가량 급증했다"며 "우리 약국의 경우 재고를 미리 대량 확보해둬 물량이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일반 약국 등에서는 거의 품절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한 고객은 당뇨·비염 등에 좋다는 온라인 글을 보고 왔다며 알벤다졸 30개를 사 갔다"며 "현재 전국적으로 알벤다졸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제약회사 생산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어 품귀 현상은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알벤다졸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높아지자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등은 알벤다졸의 부적절한 복용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21일 알벤다졸을 기생충 감염 치료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특히 알벤다졸 장기간 복용 시 인체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돼 있지 않으며, 암과 같은 중증질환이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치료 중인 환자의 경우에는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기존에 받고 있던 치료의 효과를 심각하게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대한약사회도 지난 8일 구충제를 장기간 복용할 경우 두통, 간 기능 장애, 혈액 이상 등 부작용이 발현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요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원호 제주도약사회장은 "알벤다졸이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있어 강제적으로 구매를 제한할 방법이 없다"며 "현재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구매가 쉽지는 않겠지만 치료 목적에 맞게 약을 복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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