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과 손학규 대표가 당지도부 교체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손 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 안 전 의원의 제안을 끝내 수용하지 않을 경우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가 탈당, 신당 창당을 불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유승민계가 탈당, 새로운보수당을 만든 데 이어 안철수계마저 이탈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것이다.
일단 안 전 의원 측은 "안 전 의원의 제안을 거부할 명분이 없다"며 손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이동섭 원내대표 권한대행은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손 대표를 향해 "마지막 결단이 필요한 때"라며 "정치 인생에서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잘 고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 비대위 전환 ▲ 조기 전당대회를 통한 새 지도부 선출 ▲ 손 대표 재신임 전당원 투표 등 안 전 의원의 제안을 거론, "모두 손 대표가 알고 있고고민해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며 "당의 진로를 당원에게 묻자는 제안을 회피·거절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손 대표는 안 전 의원의 제안에 부정적이다. 앞서 손 대표는 전날 안 전의원과의 회동 직후 "예전 유승민계 의원들이 하던 주장과 다를 바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손 대표는 (유승민계와 함께한) 안철수계 의원들에게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며 "이들의 행동에 대해 안 전 의원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이 비대위원장을 맡고 안철수계 의원들이 비대위원을 맡을 경우 당이 어디로 갈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중도·보수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에 '안철수 측근'으로 분류됐던 인사들이 속속 합류 의사를 밝히고 있다는 소식도 손 대표의 이러한 우려에 무게를 더한다.
이에 따라 손 대표가 비대위 구성 등과 관련해 역제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손대표는 안 전 의원과 당내 의원들의 오찬 직후인 이날 오후 3시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손 대표 측 관계자는 "손 대표가 안 전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당을 미래 세대에게 주고 둘 다 2선으로 물러나 (당을) 돕자'는 이야기도 했는데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따라서 손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입장을 되풀이할 가능성도 있다.
안 전 의원은 손 대표가 자신의 제안을 거부할 경우 신당을 창당해 독자 노선을택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은희(광주 광산구을) 의원을 제외한 안철수계 의원들이 비례대표로,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된다는 것이 창당의 걸림돌이다.
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창당이 줄을 잇고 있어 국민들 사이에 '창당 피로감'이 높은 것도 문제다.
이에 따라 신당 창당 주장은 손 대표 압박용이 아니겠냐는 관측도 나온다.[연합뉴스]